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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칠왕등此七王等8

공론共論은 원탁회의가 아니라 결재라인이다 한국고대사학계 실로 어처구니 없는 오독誤讀으로 나는 매양 포항 영일 냉수리 신라비를 들거니와 신라 지증왕 시대, 아마도 504년에 작성된 것으로 간주되는 금석이다. 그 내용은 지금의 울진 어느 지방에서 일어난 재산 분쟁 사건을 신라조정이 개입해서 내린 판결을 정리한 것이다. 그 판결문이 바로 이 금석문이다. 이 금석문에 의하면, 요즘으로 치자면 말단 9급 주사에서 시작해 계장 과장을 거치고 국장 실장을 지나 장관을 거쳐 최종으로는 당시 최고권력자인 갈문왕까지 모두 7명이 결재를 했다. 당시 소지왕은 죽고 없다 하나, 그래서 저 아득한 일본 상고기를 끌어다가 있지도 않은 이른바 공위空位시대를 설정하는 얼빠진 놈도 있기는 하다만, 죽지 아니하고 식물인간 상태였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아 권력서열 넘버투인 갈문왕.. 2019. 4. 27.
역사학과 문법, 영일 냉수리신라비와 송산리고분 백제 벽돌문자의 경우 예서 문법이란 grammar를 말한다. 전근대 한국사는 절대 다수 기록이 한문이거나 혹은 한자를 빌린 이두류이니 개중 한글문헌이 15세기 이후 일부 있다. 한문은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이라는 말이 상징하듯이 덮어놓고 읽고 쓰기를 강요하나, 엄연히 한문은 문법 체계가 있는 언어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걸 망각하면 평지돌출 파천황 같은 억설이 난무하거니와, 하시何時라도 이를 떠나서 텍스트를 대할 수는 없다. 내가 영일 냉수리 신라비에 등장하는 '此七王等'을 '이들 일곱 왕들'이라고 결코 볼 수 없는 가장 주된 전거로 내세운 논리가 그라마다. 그 그라마 중에서도 호응이었다. 무슨 판결에 관여한 일곱 중 왕은 오직 갈문왕 한 명인데 어찌하여 나머지 여섯까지 왕이 될 수 있는가? 왕이 일곱이라면 此七王이지 어.. 2019. 4. 27.
《신라 seven kings論》(6) 끊어읽기 오류, 그리고 국어학의 욕망이 빚은 대참사(총결) 아래는 포항 영일 냉수리 신라비 첫 대목이다. 503년(지증왕 4년)에 세운 것으로 간주되며, 포항 중성리비가 발견되기 전까지는 最古신라비였다. (1) 斯羅喙夫〇智王乃智王此二王敎用珍而」(2) 麻村節居利爲證尒令其得財敎耳」(3) 癸未年九月廿五日沙喙至都盧葛文」(4) 王〇德智阿干支子宿智居伐干支」(5) 喙尒夫智壹干支只心智居伐干支」(6) 本彼頭腹智干支斯彼暮〇智干」(7) 支此七王等共論敎用前世二王敎」 1989년 이 비가 발견되었을 적에 고대사학계가 흥분했거니와, 이 비문을 근거로 한때, 그러니깐 지증왕 시대에는 신라에 王이 한 명이 아니라 7명이나 떼거리로, 동시에 존재했다는 주장이 통설처럼 군림했다. 이를 근거로 우리가 아는 신라왕은 권위가 세지 못했으며, 여러 王 중에 한명이 지나지 않았다는 주장이 득세했던 것이다.. 2018. 7. 29.
《신라 seven kings論》(5) 한문도, 한국어도 숫자 뒤 명사에 복수를 따로 표시하지 않는다 (A) 이 일곱 학생들은 모두 경상도 출신이다 (B) 이들 일곱 학생들은 모두 경상도 출신이다. (C) 이(들) 일곱 학생(혹은 학생 일곱)은 모두 경상도 출신이다. (A)와 (B)가 꼭 틀리다 할 수 없지만, 어쩐지 한국어답지 않다. 이런 표현은 요새 쓰이기 시작했다. 영어 영향이다. 7과 같은 복수를 의미하는 숫자가 수식하는 명사는 영어에 물들기 전 한국어에서는 복수를 의미하는 접미사 '들'을 붙이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7이라는 숫자에 이미 들이라는 복수가 함유됐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한문 표현 역시 복수를 따로 표시하지 않는다. 일곱 학생은 그냥 '七學生'이지 결코 '七學生等'이 아니다. '七學生等'이 굳이 말이 되려면, 그 의미는 '일곱 학생과 기타등등'이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 7 플러.. 2018. 7. 29.
《신라 seven kings論》(4) 한문을 이두로 해석하는 코미디 울진 봉평 신라비나 영일 냉수리 신라비나 모조리 가릴 것 없이 그에 적힌 문장은 한문이다. 거기에 신라식 요소가 보인다 해도, 근간은 한문임은 하늘이 두쪽나도 변할 수 없다. 한문에서 'A等'이라고 하면, 말할 것도 없이 'A와 기타등등'이라는 뜻이다. 이건 천자문만 해도 아는 구문론이다. 냉수리비에서 보이는 '此七王等'은 이들 일곱 왕과 기타등등이다. 그렇다면 이것이 왕이 일곱이 아니냐, 그러니 일곱 왕과 기타 등등이 아니냐 하겠지만, 이들 일곱이 누구인지는 그 바로 앞에 나온다. 그들 중 (갈문)王을 冠稱한 이는 오직 한 명 뿐이다. 나머지는 그 아래에 포진한 신하들이다. 그래서 '갈문왕과 기타등등'이라 한 것이다. 같은 냉수리비에서는 이와 똑같은 구문이 무려 세 군데 네 군데나 나온다. 그래 너희 .. 2018. 7. 29.
《신라 seven kings論》(3) 왕이 일곱? 웃기는 짬뽕 다음과 같은 역사 가정을 해 본다. 옛날 신라라는 왕국 서기 500년에 김태식 대물왕(大物王)과 홍승직 국무총리, 기호철 교육부장관, 신동훈 문화체육관광부 기조실장, 신영문 교육부 대학교육정책과장, 유제욱 문화체육관광부 생활체육과장, 이재호 문화재청 발굴제도과 사무관이 모여 재미교포 미련곰탱이라는 여인이 관계된 재산 분쟁건을 함께 논의한 결과, ‘此七王等’(A)이 다음과 같이 결정했다. “모든 재산은 미련곰탱이가 갖는다. 이 문제를 다시 거론하면 사지를 찢어죽인다.” 이런 결정 내용은 홍길동 과장, 전우치 사무관, 심청이 사무관, 춘향이 사무관, 어우동 주무관, 배비장 주사, 별주부 주사 ‘此七人’(B)이 현지에 전달하고 비석을 세워 기록한다. 묻는다. ‘此七王等’(A)은 누구인가? 이 문제를 함께 논의.. 2018.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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