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초여름3 An Early Summer Day of Gyeongju 경주 시내 북쪽을 관통한다 해서 북천北川이라 일컫는 알천閼川 둑방으로 넘실대는 초여름 꽃 우로 해가 뜬다. 가만 낙조인가? 저 생김새 보아하니 토함산 비스무리하니 일출인가? 일출 일몰인가가 중요한가? 상념이 중요하지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데가 경주라는 말 나는 여러번 했다. 예서 관건은 경주가 이리 되기까지의 과정이다. 버리고 싶은 것이 부지기였던 그런 경주. 그것을 쳐낸 지난한 과정이 오늘의 힘이었다. 경관은 가꾸는 것이지 자연히 주어지는 그 무엇이 아니다. 곤쳐야 한다. 끊임없이 뜯어곤쳐야 한다. 둑방이 필요하면 맹글고보가 있어야 하면 강을 막고꽃이 필요하면 심카야 한다. Photo by Oh Seyun 2019. 6. 18. 여름의 전령사 연꽃 한시, 계절의 노래(35) 초여름에 끄적이다[初夏戲題] [당(唐)] 서인(徐夤) / 김영문 選譯評 만물 기르는 훈풍이새벽을 쓸자 시나브로 연꽃 피고장미는 지네 초록빛 애벌레도장자 꿈 배워 남쪽 정원 나비 되어훨훨 나르네 長養薰風拂曉吹, 漸開荷芰落薔薇. 靑蟲也學莊周夢, 化作南園蛺蝶飛. (2018.05.19.) 벌써 30도를 오르내리는 날씨가 이어진다. 찬란했던 봄꽃은 간 곳이 없고 동네 울타리에 빨간 장미가 초여름을 단장하고 있다. 이제 곧 장미도 지고 곳곳 연못에는 어여쁜 연꽃이 만발할 터이다.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시간은 환몽처럼 흘러간다. 우리의 현실은 또 다른 어떤 세상의 내가 꾸는 꿈이 아닐까? 당나라 심기제(沈旣濟)는 『침중기(枕中記)』에서 노생(盧生)이 겪었다는 한 가지 일화를 거론한다. 노.. 2018. 5. 20. 초여름 매실 한시, 계절의 노래(32) 초여름[初夏] 세 수 중 첫째 [송(宋)] 왕자(王鎡) / 김영문 選譯評 붉은 꽃 거의 져서나비 드물고 쏴 쏴 비바람이봄날 보내네 녹음은 우거져도보는 이 없고 부드러운 가지 끝에매실 열렸네 芳歇紅稀蝶懶來, 瀟瀟風雨送春回, 綠陰如許無人看, 軟玉枝頭已有梅. 봄이라 만발한 꽃잔치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다. 그런 꽃이 다 질 무렵, 꽃 중에서도 개화시기가 가장 빠른 매화는 벌써 매실로 바뀌었다. 그렇게 계절은 바뀌어 벌써 초여름 들어서는 문턱이다. 떨어지기 싫어서인가? 아님 따지기 싫어서일까? 매실 역시 초록으로 같은 초록 이파리와 밑에 살포시 숨었다. (2018.05.16.) 백일홍처럼 석 달 열흘 동안 꽃을 피우는 꽃나무도 있지만, 대개 봄꽃은 일주일 정도 지나면 시들기 마련이다... 2018. 5. 17.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