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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4

1946년 10월 9일, 미국에 부친 빈 봉투 해방되고 1년 하고도 한 달 조금 더 지난 1946년 10월 9일은 한글날이었다. 그것도 그냥 한글날이 아니라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해서 반포한 지 500주년이 되는 한글날이었다. 당시 미군정 편수국장으로 한국 어문정책을 주도했던 이가 "한글이 목숨"이란 말을 남긴 외솔 최현배(1894-1970)였다. 그러니 이런 날을 그냥 지나칠 수 있었을까. 이에 미군정 당국은 기념우표를 발행하고 그에 걸맞는 소인을 만들었다. 한글자모 스물넉자와 별을 쓴 종이가 펼쳐진 도안이었다. 꽤 많은 양을 발행했던지 이 우표는 그리 비싸진 않다. 미사용 전지도 돌아다니고, 소인 찍힌 것도 만원 내외면 살 수 있는 모양이다. 나도 그렇지만 이 봉투지는 퍽 재미있는 사연을 품고 있어 일부러 구해보았다. 왼쪽 아래 필기체 영어를.. 2023. 9. 14.
한글과 인쇄술, 힘 자랑, 나이 자랑의 다른 이름 맨 꼬바리가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제끼는 방법은 체력이다. 아무래도 늙은 놈 보단 젊은 놈이 힘이 세기 마련이니깐 다이다이 맞다이로 붙으면 젊은 놈이 이기기 마련이다. 문자 중에선 가장 어린 축에 속하는 한글도 이 방식을 썼다. 저 먼 갑골문에서 출발하는 한자를 불러내고 지중해 연안 페니키아에서 출발한 알파벳을 호출하고 다시 그보다 적어도 천년은 앞서는 수메르 쐐기문자와 이집트 상형문자를 불러내고는 링위로 불러다가 묵사발을 냈다. 때려눕힌 저들을 바라보며 쾌재를 불렀다. 그 체력을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는 세상을 향해 떠들기를 내가 세상에서 젤로 힘이 쎄다. 내가 젤로 과학적이다 했다. 이젠 체력으로 눌렀으니 관록도 필요했다. 노회함 말이다. 그리하여 세계 최고를 찾아 나섰다. 절망에 포기하기 직전.. 2019. 8. 3.
묵재 이문건이 한글로 새긴 경고문, 이윤탁李允濯 영비靈碑 현지 문화재 안내판은 다음과 같다.  이윤탁 한글 영비Numinous Stele with Korean Insctiptions for Yi Yuntak李允濯韩文灵碑 / 李允濯ハングル靈碑 지정번호 : 보물 제1524호 / 시대 : 1536년(조선 중종 31)소재지 : 서울특별시 노원구 하계통 12번지 이 비는 1536년(중종 31l)에 이윤탁(李允濯:1462~1501)과 그의 부인 고령신씨를 합장한 묘 앞에 세운 것이다. 이윤탁 묘역은 원래 지금의 태릉 자리에 있었는데, 문정왕후 윤씨의 묘자리에 만들면서, 이곳에 있는 부인 고령신씨 묘로 이장하게 되었다. 이 비는 그의 아들 이문건(李文楗)이 새롭게 조성된 묘역이 훼손되지 않도록 경계하기 위해 세운 것으로, 비의 양 측면에.. 2019. 3. 4.
한글이 과학적이라는 신화에 대하여 "한글이 이 지구상 문자 중에서 가장 과학적이다."오늘(2012. 11. 7) 광화문 현판 토론회에서 한글 현판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되풀이한 말이다. 한글 과학적이 않다고는 말 안한다. 하지만 과학적이라는 말은 "과학적이지 않은 그 무엇"과의 비교를 통해서라야만 가능하다. 과연 한글은 무엇에 견주어서 과학적이라는 말인가? 얼토당토 않은 소리다. 영어가 한글에 비해 비과학적이란 말인가? 불어가 비과학적이란 말인가? 히라카나 가타까나가 비과학적이란 말인가? 한문이 비과학적이란 말인가? 조형 원리, 제자 원리가 과학적이라고? 뭐가 과학적이냐? 발음하는 기관 모양을 본뜬 것이 과학적이라더냐? 그러면 뫼 산을 모양을 본떠 山이라는 글자를 맹글어 낸 상형 한자는 과학적이 아니라더냐? 한글이 과학적이지 않다라는 말이.. 2018.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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