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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나무 사이로 보는 달 한시, 계절의 노래(48) 유조변에서 달구경 하며[柳條邊望月] [청(淸)] 현엽(玄燁: 강희제康熙帝) / 김영문 選譯評 비 개인 높은 하늘저녁 무지개 휘영청 달빛 속에변방 길 머네 봄바람은 적막하게버들에 불고 차가운 빛 흩날리며먼 하늘 넘네 雨過高天霽晚虹, 關山迢遞月明中. 春風寂寂吹楊柳, 搖曳寒光度遠空. (2018.05.29) 유조변柳條邊은 청淸나라 조정에서 자신의 발상지 만주 지방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일종의 봉금(封禁) 경계다. 산해관山海關에서 시작하여 동북 방면으로 길게 낮은 토담을 쌓고 그곳에 버드나무를 심은 후 유조변이라고 불렀다. 청나라 4대 임금 강희제康熙帝는 세 차례 몽골 부족 준가르 족장 갈단葛爾丹을 친정하는 등 자주 변방으로 행차했다. 관산關山은 본래 지금의 닝샤寧夏 남부 류판산六盤山.. 2018. 5. 29.
당신은 과부 같은 마누라 한시, 계절의 노래(47) 아내에게[贈內] 당(唐) 이백(李白) / 김영문 選譯評 일 년삼백육십일을 날마다 취해곤죽이 되니 그대 비록이백의 부인이나 태상의 아내와무엇이 다르겠소 三百六十日 日日醉如泥 雖爲李白婦 何異太常妻 두보는 이백을 “주중선(酒中仙)”이라고 했다. 오죽하면 주태백(酒太白)이라는 말이 나왔을까? 이백의 「장진주(將進酒)」나 「월하독작(月下獨酌)」 같은 시는 술과 시가 어우러진 지극한 경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고주망태 이백의 아내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나도 젊은 시절 두주불사의 세월을 보낸 적이 있다. 만취해서 다음날 일어나지 못하고 누워 있으면 집안에 찬바람이 분다. 후한(後漢) 사람 주택(周澤)은 종묘제사를 관장하는 태상(太常) 벼슬을 맡아본 적이 있다. 사람이 고지식해서 1년 360일.. 2018. 5. 29.
아이유가 바꾼 베네치아 어촌마을 부라노 《나만 못본 구라파 유람기》 (10) 뼁끼칠 마을 부라노(3)아이유가 바꾼 어촌마을 휴대폰 촬영분을 포함해 근자 과거 사진들을 정리하다가 2013년 10월 1일 휴대폰에 내장된 사진 중에 느닷없이 아이유가 등장하는 몇 장을 발견했다. 보니 아이유가 증축 이전 수송동 연합뉴스 사옥 4층 당시 편집국을 찾았으니, 2018년 5월 현재 이 회사 부사장 이병로 선배가 당시 편집총국장 재직 시절이라, 둘이 인사하는 장면이 있고, 나 역시 그를 붙잡고 두 장 기념촬영을 했지만, 아쉽게도 두 장 모두 사진은 심하게 흔들렸다. 나아가 마누라와 아들놈 형은이 앞으로 각기 친필사인한 종이가 있는 걸 보니, 아마도 무슨 계기로 인터뷰가 진행되는 자리에서 내가 부탁해 받은 사인이 아닌가 한다. 아이유는 1993년 5월 16일.. 2018. 5. 27.
남효온이 머물렀다는 차현車峴 국선암國仙庵은 어디? 추강집秋江集을 읽다가 추강追江 남효온南孝溫(1454∼1492)이 병오년(1486) 섣달그믐을 공주公州 국선암國仙庵이라는 절 암자에서 보낸 시를 목도하곤 각종 검색기로 국선암을 돌리는데 어딘지 걸리지 않는다.승람勝覽에도 안 보인다. 그 위치로 보아 마곡사麻谷寺 암자일 가능성이 큰데, 관련 지리지나 마곡사 사적기를 더 찾아봐야겠다.추강이 차현車峴, 곧 지금의 차령산맥을 넘으면서 쓴 시도 있는 것으로 보아 그럴 가능성이 있다. 추강 당시 조선 전기에는 있었던 국선암이 후대 언제인지 완전히 소실됐을 가능성도 있고, 나중에 이름을 바꿨을 가능성도 있다. 國仙庵은 명칭으로 보아 산중 암자이며, 仙이라는 글자로 보아서는 구중심처에 있었던 듯하다. 아래 추강집에 수록된 일련의 시는 국선암을 공간 배경으로 삼는 듯하다... 2018. 5. 27.
천지 끝 만나러 한층 한층 올라 한시, 계절의 노래(44) 관작루에 올라[登鸛雀樓] [당(唐)] 왕지환(王之渙) / 김영문 選譯評 태양은 산에 기대 모습 감추고황하는 바다로 흘러드누나가뭇한 천 리 끝을 다 살펴보려또 다시 한 층을 더 올라가네 白日依山盡, 黃河入海流. 欲窮千里目, 更上一層樓. 넓고 큰 안목으로 미래를 바라봐야 하지만, 인간의 안목은 얼마나 짧은가? 공자는 태산에 올라 천하가 작다고 했다. 나는 우리 집 뒷산에만 올라도 천하가 드넓음을 느낀다. 옛 선비들은 높은 곳에 오르는 일을 학문에 비유했다. 한 발 한 발 더 높은 경지로 힘겹게 올라가는 모습이 수양하고 공부하는 과정과 같다고 봤기 때문이다. 우리 눈앞의 평화 논의도 더 높고 넓은 안목으로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야 하리라. (2018.05.26.) 첫째 구와 둘.. 2018. 5. 27.
저 달빛은 내 맘 알까? 한시, 계절의 노래(43) 수양곡(壽陽曲) [원(元)] 마치원(馬致遠) / 김영문 選譯評 구름은 달 가리고바람은 풍경 희롱하니 두 가지 모두마음을 처절하게 하네 은촛대 심지 자르고이 심사 써내려다 장탄식 내뱉으며등불 불어 꺼버리네 雲籠月, 風弄鐵, 兩股兒助人凄切. 剔銀鐙, 欲將心事寫, 長吁氣, 一聲吹滅. 원나라 때 유행한 새로운 민요 산곡(散曲)이다. 그 중 가장 짧은 형식을 소령(小令)이라고 한다. 시로 치면 절구(絶句)에 해당한다. 처절하게 슬픈 마음은 어떻게 묘사할 방법이 없다. 등불조차 꺼버리고 어둠 속으로 침잠할 뿐. 월(月), 철(鐵), 절(切), 멸(滅)로 이어지는 입성(入聲) 운자(韻字)가 처절한 슬픔을 더욱 강화한다. (2018.05.25.) 중국 시는 매너리즘에 빠질 때마다 민간에서 새.. 2018.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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