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21071 世紀세기 혹은 世記세기 혹은 세가世家, 그리고 화랑세기花郎世記 실을 의미하는 糸(실 사)가 그 글자 의미를 한정하는 부수로 들어가 있는 데서 엿보듯이 '紀'라는 말은 본래 그물 주둥이를 오므려 조아 모으는 '벼리'를 의미한다. 이 벼리를 꽉 조으면, 전체를 갈무리한다. 이 글자는 아울러 記와 같은 발음, 같은 뜻으로 기록하는 일을 의미하기도 한다.사기색은史記索隱에서 '本紀(본기)'라는 말을 설명하기를 "紀者, 記也. 本其事而記之", 다시 말해, 이 경우 紀는 기록한다는 뜻이다. 그 사실에 바탕을 두고 그것을 기록하는 까닭에 본기라 부른다고 한 것이 그 증거다. 소위 말하는 기전체紀傳體 역사서에서 재위한 왕 순서를 따라 일어난 주요한 일들을 요약한 부분을 본기本紀라고 한 까닭은 그것이 기전체 전체 역사서에서 벼리, 곧 가장 중요한 축이기 때문이다. 이런 紀를 응용한.. 2018. 3. 13. 진달래에 질식한 참꽃, 소월 타도를 외치며 시위로 점철한 80년대 대학가에 느닷없이 김소월 열풍이 인 적 있다. '영변의 약산 진달래' 운운하는 그의 시구가 어찌하여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뒷받침하는 선전구호가 되었는지 나로서는 참말로 기이하기만 하다. 본명 김정식인 그의 시 자체에는 그 어디에도 이런 저항성이 없다. 하기야 고전은 시대에 따라 끊임없이 재해석된다 하지 않는가? 그런 점에서 고전은 시대를 복무하는 어용이다. 한데 그의 이런 시는 그 전에 이미 국어교과서에 실려 인구에 회자했거니와, 그러는 와중에 진달래의 폭력시대가 도래했다. 경상도 소백산맥 중턱 산골 출신인 나는 어릴 적에는 진달래가 무엇인줄도 모르고 자랐다. 이 진달래를 우리는 '참꽃' 혹은 그 변질로 봐야 할 '창꽃'이라고 했다. 저 꽃은 이보다 조금 뒤에 피기 시작하는 찐득찐득.. 2018. 3. 13. 아버지들이여, 제때 죽어주자! 고구려 장수왕(長壽王)은 이름대로 백수를 했다. 그의 아들로 세자는 조다(助多). 아버지가 무려 왕위에만 79년간 있다 죽었을 때 조다는 죽고 없었다. 조다 아들이 왕위를 계승하니 그가 문자명왕이다. 아버지가 하도 왕 노릇 오래하는 바람에 먼저 죽었으니 이름 그대로 쪼다가 되어 버렸다. 그보단 못하지만 조선 세종 역시 장장 32년이나 왕위에 있었다. 문종은 세종의 장자로 아버지가 재위 3년째인 1421년에 세자로 책봉되었다. 이때만 해도 아버지 세종은 모든 실권은 아버지 이방원에게 그대로 두어야 했다. 그러니 세종이 왕위에 재위한 기간과 문종이 세자로 있은 기간은 같다. 내가 놀랍기만 한 것은 이 긴 기간 문종이 내리 죽죽 세자로 있었다는 점이다. 세자나 태자 생활은 왕보다 더 힘들다. 언제건 틈만 나면.. 2018. 3. 13. "역사는 자고로 막장드라마여야..." 작년, 아니 재작년 어느날이었다. 아니면 그보다 조금 빠른 시기였을 수도 있다. 김옹 책이 조만간 나오리라 마침내 그날 밥상머리에서 그 마누라한테 처음으로 통보했더니, 아니 이 영감이 탱자탱자 놀더니만, 그래도 책은 썼나 보네? 하면서 이내 눈이 초롱초롱해지는가 싶더니, 무슨 내용, 무슨 책이라 묻기에 블라블라 했더랬다. 그 말에 마누라가 이내 눈을 부라리면서 일장으로 훈시하기를, "내가 그리 말하지 않았느냐? 궁중 암투나 여인 질투 같은 주제로 승부를 보라고? 그리도 모르느냐? 역사도 막장이어야 먹힌다는 걸?" 하되, 이내 翁이 밥맛이 떨어져, 살다보면 그런 날도 있지 않겠느뇨 하며, 슬며시 숟가락을 놓고는 집을 나갔더라. 2018. 3. 12. 국정농단이 부른 미디어환경 변화 CNN 시대가 있었다. 걸프전이 초래한 뉴스전문 채널 전성시대의 서막이었고 실제 한동안 CNN은 총칼을 앞세워 전성기를 구가했다. 알 자지라 시대가 있었다. 사담 후세인 몰락과 함께한 미국의 이라크 정벌전은 또 다른 뉴스 전문채널 시대의 확인이었다. 작년에 터진 국정농단. 어느 막장 드라마보다 극적 반전을 거듭한 이 드라마는 시청자를 다시금 TV채널로 불러모았다. 뉴스 그 자체만이 아니라 그 파생상품들인 썰전이니 하는 각종 토크쇼 전성시대를 초래했다. 하루종일 이 채널 저 채널 돌리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한데 그 중심에 위치해야 하며 스폿라이트를 받아야 하는 뉴스전문 채널은 고전을 면치 못해 존재감을 상실했다. 그에 가야할 하일라이트는 뉴스전문채널이 아니라 JTBC를 필두로 하는 민영 케이블 종편.. 2018. 3. 12. 기자들은 공짜밥 얻어먹는 족속이라는데 대하여 소위 김영란법 제정 시행에 즈음해 그 적용대상으로 들어간 기자들과 관련해 저 제목과 같은 인식이 '의외로' 기자사회를 벗어난 일반 사회에는 광범위하다. 저런 인식 혹은 비아냥에 두어 마디는 적어두어야겠기에 오지랍주의 발동해 내 경험을 통해 몇 자 적고자 한다. 기자를 저리 보는 근저에는 무엇보다 기자를 단일한 층위로 보는 시각이 작동한다. 하지만 기자라 해도 왕청나게 달라, 중앙지냐 지방지냐에 따라 다르고, 종합일간지냐 전문지냐에 따라 또 다르고, 방송이냐 신문이냐 혹은 통신사냐에 따라서도 또 다른 측면이 많다. 그리고 그 청렴도라 할까 하는 것도 저런 성격별로 평균을 논하면 매우 다르다. 저 공짜밥 먹는다는 기준에서 내가 보기에 가장 깨끗한 언론 중 하나가 조선일보다. 갖은 욕을 얻어먹는 조선일보지만,.. 2018. 3. 12. 이전 1 ··· 3353 3354 3355 3356 3357 3358 3359 ··· 351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