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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현장

《나만 못본 구라파 유람기》 (10) 좃또탑 올랐다가 좆된 이야기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0.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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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 좃또 종탑이다. 참말로 무더워 오를까 말까 잠시 고민하다 나중에 후회할 짓 말자고 기어이 오르기로 했다.

푹푹 치는 한여름, 줄 길게 늘어서 순서 기다렸다간 들어서니 엘레베이터가 없다. 누군 엘레베이터 안에서 지하에서 꼭대기까지 가는 동안에 사랑을 나눴다는데 저 높은데를 그 무거분 사진가방 울러매고 오르자니 죽을 맛이었다.


 

 


낑낑 비오듯하는 땀 삐질삐질 흘리며 좃또만 외쳤다.

좃또 이 씹새 왜 이리 높이 만들었어?


 

 


대략 삼십분쯤 올랐을까? 마침내 선 정상.

황당무계한 일이 벌어진다. 온통 철망이다.

하도 많이 배트맨 흉내를 내서였나 보다, 씌웅하고 고공낙하한 이가 많아서였으리라.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샅샅이 뒤졌다.

어딘가는 개구멍이 있으리란 희망 말이다. 한데 없다. 그 어디에도 없다. 좃또 이 놈 소행인 듯 하진 않고 후대 누군가들이 이 짓을 했으리라.



얼마나 촘촘히 철망을 얽어놨는지 이 무거분 카메라가 주둥이 들이밀 공간 하나 없다.

무용지물.

애꿎은 폰카 꺼내어 분풀이한다.



폰은 두 대를 준비했다. 유심칩 꽂아 현지서 사용할 국내 폐기용 하나에 현재 사용하는 폰 하나.

교대로 내동댕이쳐서 애꿎은 아래만 열라 박았다. 혹 저 틈새로 폰이 떨어지지 않을까 염려하지 아니한 건 아니로대 이리저리 쳐박고 쑤셔넣어봐도 안전함을 확인하고선 발로 툭툭 찼다.



오로지 이 정상에서 캐논이 쓰임하는 곳은 찰주가 있을 뿐.



폰은 카메라 구멍에 남음이 있으니 아쉬운 대로 폰으로 열라 박았다.

한데 저짝 두오모 꼭대기를 보니 사람들이 개미새끼마냥 돔을 얼쩡하는 모습이 간취된다.

어쭈? 저긴 철망이 없네? 그럼 저길 올라?

결국은 단념하고 말았으니 첫째 두오모 입장줄이 너무 길어 계우 입장은 했으나 맥이 풀렸고 둘째 저기나 여기나 피렌체 전경은 피장파장 똥끼나밑끼나인 까닭이었다.

물론 좃또종탑 오르다 이미 체력도 고갈한 마당이었다.

혹 작가연하며 무겁고 비싼 카메라 들고선 피렌체 시내를 담으려거든 좃또는 피하라 하고 싶다. 물론 방법은 있다. 대형 커터 들고 올라 철조망 쥐어뜯어버리면 된다.

암튼 좃또탑은 좆또였다.

***

저 종탑은 설계자 이름을 따서 흔히 좃또탑이라 한다.

그 좃또는 Giotto di Bondone라 1267년에 나서 1337년 1월 8일에 꼴까닥했다. 이를 지오토라고 표기하기도 하나 이태리어는 복자음을 다 발음하고 복모음은 한국어의 그것처럼 단모음화한다.

따라서 저 친구는 좃또가 원어에 가깝다. 물론 그가 살다간 중세시대 발음은 알 수 없다. 현재 발음이 그렇다는 뜻이며 현행 외래어 표기법은 조토 디 본도네다.

좃또!

 

***

 

저날 현지에서 나는 이렇게 썼다. 

 

피렌체 좃또 종탑에 올랐다.
걸어 달팽이 껍띠 같은 길을 걸어오르니 온몸에선 달거리 중인 듯한 비린내가 났으니 그래도 왜 오르냐 묻거든 계단이 있기 때문이라 대답해 본다.
올라보니 온통 기와집이니 신라 전성기 금성도 풍모가 이랬을 까나 생각해 보거니와, 황룡사 목탑에 오른 13세기 고려 시인 김극기는 구름이 탑 아래로 흐른다 했거니와 이 좃또 탑은 낮아서 그런가 아래로는 구름도, 기러기도 아래로 흘러 날으는 모습을 볼 수는 없다. (July 26, 2017)

 

  

좃또 탑에서 좃댔다
철창 찢어버리고 싶다
이 무굽고 렌즈 아가리 큰 카메란 무용지물
이거니가 맹간 갤럭시 카메라가 최고다
화딱지 나서 갤럭시로 동영상 촬영하는 장면 아이퍽으로 찌거올린다. (July 25, 2017)

 

***

 

이 조또탑 위키 사전 정리를 옮기면 다음과 같다. 

 

Giotto's Campanile (/ˌkæmpəˈniːli, -leɪ/, also US: /ˌkɑːm-/, Italian: [kampaˈniːle]) is a free-standing campanile that is part of the complex of buildings that make up Florence Cathedral on the Piazza del Duomo in Florence, Italy.

Standing adjacent to the Basilica of Santa Maria del Fiore and the Baptistry of St. John, the tower is one of the showpieces of Florentine Gothic architecture with its design by Giotto, its rich sculptural decorations and its polychrome marble encrustations.

The slender structure is square in plan with 14.45 metre (47.41 ft) sides. It is 84.7 metres (277.9 ft) tall and has polygonal buttresses at each corner. The tower is divided into five stages.

 

Campanile di Giotto 캄파닐레 디 조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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