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피Delpi, 혹은 델포이Delphoi는 해발 2,457m, 백두산에 견주어서는 대략 300미터 정도가 낮은 파르나소스Παρνασσός), Parnassus라는 험준하며 한 눈에 봐도 영험함을 풍기는 그런 부피 큰 산 기슭 혹은 중턱에 자리한다.
이르기를 그리스 중부 코린트 만 북부 델포이 중앙에 위치한 석회암 산이라 하는데, 왜 이런 데다가 고대 그리스가 신전을 지어 신탁을 받고자 했는지는 결국 이 산이 풍기는 영험 하나밖에는 설명할 도리가 없다.
이 산을 뚫고서 어제 나는 테베를 지나 델피로 입성했다. 이곳에 여장을 풀었으니 아직 산은 내려가지 못한 상태다.
지금 머무는 곳 해발 고도가 어찌되는지 해발고도를 재어봐야겠지만, 그런 한가한 놀음 하고 싶지는 않고
암튼, 먼통이 트기 시작하는 지금 다시 창밖을 보면서 생각하니, 어딘가 기시감을 자꾸만 주니 어디일까?
물론 내 고향도 비록 이처럼 높은 산은 아니나, 사방으로 해발 천미터가 넘는 소백산맥 준령이 분포한다는 점에서 그를 비길 만은 하나 아무리 봐도 그보다는
태백 정선 느낌이 난다.
이곳들은 읍내 기준으로 해발 고도가 600미터 이상으로 알고 있거니와, 그리하여 한여름에도 솜이불을 덮어야 한다 하거니와,
물론 태백 정선이 읍내 기준 자리잡은 데는 평원지대라 이와는 느낌이 좀 다르지만, 여러 모로 그곳을 생각나게 한다.
먼동은 먼동이고, 유적과 박물관 문은 8시30분에 연다는데, 이쪽 호텔 직원들은 참 부지런하셔서 조식을 8시반에 준다 하신다.
그 시간까지 남은 한시간 반, 신나게 자료나 정리하며 썰이나 풀어야겠다.
배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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