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품없는 지역 소재 국립박물관 그리스 현황은 대강 가지 않아도 그려지는 단계가 되었지만
가끔 그 믿음을 배신하는 데가 있으니 방금 둘러보고 나온 이 박물관이 그런 데라
이 박물관은 겉모양이 볼품없기 짝이 없으니 그래도 들어서기 전 이상한 낌새가 없지는 않았으니 야외석조전시물에 다 유물 안내 태그가 있다는 점이 그것이었다.
보통 쟁여놓고 설명도 없는 일이 많은데 그렇지 않다 함은 근자 개비가 있었다는 뜻이다.
건물은 허름한 듯 하고 규모도 코딱지 아닌가 했더니 웬걸?
전시실은 더럽게 넓었고 컬렉션 하나하나는 선사 이래 근대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 각 부문을 망라했으니 절반도 돌지 못하고 넉다운하고 말았다.
전시환경은 근자 개비했음이 분명한데 무반사 유리라는 점이 그걸 웅변한다.
나로선 전시 초반부 채색 미케네 도관陶棺들에 넋이 나가고 말았는데 삼천오백년전 청동기시대 유물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채색이 화려찬란하기 짝이 없었고
무엇보다 그 생생한 각종 도안이 놀랍기 짝이 없고 나아가 다른 지역에서 본 미케네 문명 요소들과는 같은듯 하면서도 지역색이 분명히 드러나는 게 아닌가 싶었다.
저런 생생한 도판이 넘쳐나는 이 문명이야말로 관련 학문종사자나 그걸로 장사해먹는 후손들한테는 축복 아니겠는가?
기타 그를 제외하고서도 이곳이 헤라클레스 본향임은 와서 알았으니 그래서인가 온통 이 박물관은 허큘리스 천지인 세상이다.
이렇다 할 볼품없는 이런 데 나처럼 문화재 고고학 미친 놈 빼고 누가 눈길 하나 주겠는가?
역시 그리스 관광 주종은 성서 교회 관광인데 아테네 남쪽으로는 코린토스 말고는 구경도 힘든 한국인 단체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관광버스를 만났으니
묻건대 이르기를 역시나 교회관광이라 하며 아테네서 델피도 건너뛰고선 메테오라로 간댄다.
아! 역시 장사를 하려면 교회를 끼워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하긴 뭐 그 유명한 터키 에페소로 왜 그리 많은 한국인이 들어가겠는가?
기독신도가 절반 아니겠는가? 그에 발분해 원님 덕에 나발 부는 심정으로 나도! 를 외치는 사람들이 따르지 않았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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