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대륙은 흔히 콜롬버스 이전과 이후로 크게 시대를 획기하며 이를 대서특필함을 보는데
그만큼 그의 이른바 신대륙 발견이 초래한 파장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이 결국 서유럽의 침탈과 식민지 개척으로 이어졌거니와
저 사건이 한편으로 아메리카 대륙에는 세계사 편입을 부르기도 했다.
아메리카 대륙만 해도 크기가 엄청나서 현재 기준으로 땅덩이를 따져 넘버원 언터처블 러시아 아래 포진하는
땅덩이 기준 가장 넓은 국가 순위에서 2등 캐나다, 3등 미국(중국과 정확한 순위는 헷갈린다), 5등 브라질이 모조리 저 아메리카 대륙에 포진한다는 사실은 그 광활함을 말해준다 하겠다.
저 정도면 자체 완결성이 있고도 남은 크기지만 다른 세계가 없었다면 모를까 있는 마당에 언젠가는 다른 세계와의 접촉은 불가피했으니
그것이 무자비한 폭력과 잔혹한 수탈로 갔다는 사실이 안타깝기 짝이 없다.
또 하나 아쉬운 점은 그 접촉을 주도한 쪽이 아메리카가 아니라 서유럽이었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반대였다면 인류 역사는 또 다른 길을 열었을 것이다.
10세기 어간 바이킹에 의한 그린란드 진출이 있기는 했지만 그것이 어떤 변화를 부르기엔 찻잔속 미동이었으니
콜럼버스 직전 중남미엔 아즈텍문명이 남미엔 잉카문명이 있었다 하지만 그건 당시 사정이요
훗날 무슨 문화니 해서 명명하게 되는 지역별 시대별로 그것 아닌 무수한 문명이 있기는 다른 대륙이나 마찬가지였다.
요새는 우리쪽 사정도 많이 달라져 이제는 그런 문화 그런 현장들이 여행으로 소비되는 시대다.
여전히 접근에 어려움이 있지만 또 백년전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 쿠바 농장 진출이 있기는 했지만
또 1960년대인가 브라질로의 대규모 이민이 있기는 했지만
축구를 통해 안방에서 브라질을 소비하고 리오넬 메시를 완상하며 아르헨티나를 생각하는 시대다.
나는 저짝과 아직 이렇다 할 연이 없지마는 죽기 전에 있을지 어찌 알겠는가?
객설이 어김없이 길었다.
저 분은
Human-headed Jar with Two Leg Chambers
라 소개하는데
그릇 종류, 아마도 잔이나 컵 종류일 듯한데 전체로 보아 사람 머리를 본떴으며
몸통없이 두 다리를 곧장 달아 그 두 다리 속을 비워 무엇인가 주로 액체를 저장해서 마시는 용도로 썼을 것이다.
그래서 저리 표현했으리라.
저 분이 조금 생뚱맞게 보이는 까닭은 몸통과 팔을 생략했기 때문이며
아울러 두 다리를 몸통으로 삼는 까닭에 전체에서 지나치게 두 다리 비중이 비대하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저런 특징이 결국 추상으로 가는 길을 뚫으며 눈으로 보는 이면의 세계를 탐구하는 길을 연다.
왜 19세기 20세기 미술이 저와 같은 문물에 환장했는지 이제는 좀 알 만하지 않는가?
두 다리를 저장공간으로 활용한 사람 머리 그릇
정도로 풀어보면 될 것이다.
저쪽 고고학은 낙폭이 상당히 큰데 저 분 역시 제작 시점을
기원전 200년 내지 서기 400년
으로 본다 하거니와
한국고고학 같은 서기 1세기 중반 이런 식으로 짚어냈을 것이다.
저런 아메리카 대륙 고고학을 보면 편년하느라 지난 반세기 날밤을 까면서 오로지 고고학 본령은 편년만들기라는 놀음 일삼다
이젠 새로운 편년할 거리를 소진한 한국고고학이 진출할 만한 분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자주해 본다.
농담 아니라 진심이다.
도전할 만한 분야 아니겠는가?
페루 지역 피우라 계곡 Piura Valley 이라는 데서 출토했다 하며
슬립이 있는 토기 Earthenware with slip 라 부연하는데 이 경우 슬립은 무엇을 말하는지 언뜻 닿지 않는다.
현재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겠다.
암튼 저 콜롬버스 이전 아메리카 대륙 문명을 증언하는 문물은 여전히 우리한테는 생소하기 짝이 없으니
결국 잦은 만남으로 위선은 그 생소를 박멸하는 일이 급선무라 하겠다.
What a form!!
Human-headed Jar with Two Leg Chambers
200 BC–400 AD
Piura Valley, Peru
Earthenware with sl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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