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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연암 박지원이 말하는 누님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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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저자(글) 세상모든책 · 2005년 11월 21일 표지



강가 말 세우고 저 멀리 바라보니,

붉은 명정銘旌 바람에 펄럭이고

돛대는 비스듬히 미끄러지는데

강굽이 이르러 나무 돌고 난 뒤에는 더는 보이지 않았다.

그때 강가에 멀리 나 앉은 산은 시집가던 날 누님 쪽진 머리 같이 검푸르고,

강물 빛은 그날 거울 같았으며,

새벽달은 누님 눈썹 같았다.

빗 떨어뜨린 그날 일 눈물 흘리며 생각하니

유독 어릴 적 일만이 또릿또릿 떠오른다.

그때는 또 그렇게도 즐거운 일이 많았고, 세월도 길 것만 같았다.

박지원, 큰누님 정부인으로 추증된 박씨 묘지명[伯姉贈貞夫人朴氏墓誌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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