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돌아간다니 어찌 기쁘지 아니하겠는가?
다만 그 골치 아픈 사태들을 보며 부대껴야 한다는 게 몹시도 거슬린다.
나는 여전히 관찰자요 분석가가 되겠지만, 정확히는 그리 되려 하겠지만,
그 관찰 분석도 자기네가 원하는 답이 아니라 해서 비아냥과 냉소가 국경 넘어 로마로 날아드는데 서울서는 오죽 할까 싶다.
배설은 쉽다.
고함은 시원하기는 하다.
저 놈 죽일 놈, 저 놈 쳐죽일 놈이라는 지르기처럼 쉬운 일 없다.
하지만 시종일관 냉철해야 한다.
그 배설 그 고함, 그 지르기들을 나는 분석한다. 아니, 분석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 배설과 고함 뒤에 숨은 논리들을 분석하는 일이 내가 할 일이다.
더 간단히 말하면 나는 논문을 쓰는 사람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분석적이라 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규정한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무지몽매한 대중을 깨우치며 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프로프갠다는 내 영역이 아니다.
그런 일은 나 아니라도 할 놈 쌔고 쌨다.
나한테 중요한 것은 저 논리들이다.
당연하다 받아들이는 논리에 숨은 폭력
전연 말도 안 되게 보이는 논리 뒤에 숨은 또 다른 성찰
이런 것들이 내가 분석하려는 대상이다.
이 분석이 때로는 미래를 예지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이 미래 예측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을 보는데
그 미래가 저네가 원하는 그것이 아니라는 이유가 저들한테는 문제가 된다.
바로 그 지점에서 온갖 비아냥이 타클라마칸 사막 건너 힌두쿠시 히말라야 산맥을 넘고 에게해 타고 지중해를 건너 로마까지 날아든다.
난 미래 예측가가 아니다.
다만 분석을 근거로 이리 흐를 것이라 나름대로 한두 번 예측해 볼 뿐이다.
유감스럽게도 그런 예측이 더 실로 유감스럽게도 지금까지는 한 치 어긋남이 없이 흘러간다.
나는 언제나 당위 뒤에 숨은 폭력을 보려 한다.
나아가 그 폭력이 배태하는 또 다른 폭력을 보려 한다.
이른바 도전과 응전, 이 논리를 파고 들면, 이상하게도 사태가 어찌 흘러갈지 그 대략하는 그림이 가끔 보이기도 한다.
그 그림이 물론 틀릴 수도 있다.
왜?
나는 점성술가가 아닌 까닭이다.
또 하나 기억해야 할 지점은 당위는 현실과는 다르다는 사실이다.
역사가 어찌 당위로만 흘러가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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