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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 자정 무렵 로마는 따발총을 쏴댔다.
2025년 새해 맞이 폭죽 놀이를 한 모양이라 웬간하면 나가 구경이라도 했을 테지만
우리는 그냥 뻗어버렸다.
저 젊은 친구들도 타지살이 열흘 넘었다고, 그렇게 잘먹고도 저리 뻗어버리는데
이제 타향살이 석달을 꽉 채우기 직전인 나는 어떻겠는가?
두 달 남짓 만에 만난 아들놈 첫 마디가
아부지 왜 이리 마르셨소
였고 그날 저녁 샤워 하러 들어가는 내 몸매를 보더니
아부지 배는 어디 가셨소
였다.
이 나이에 급작스런 체중 감량은 좋지 않은 징조라 하지만, 어케든 나는 체중을 감량하려 했다.
근력 운동을 병행하라 하지만, 아직 그 단계 돌입이 쉽지는 않다.
가뜩이나 2년 전부터 체중 감량이 있었지만, 이건 내가 그 이유를 안다.
그런 만한 곡절이 있었다.
문제는 바지 허리가 다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헐렁헐렁이다.
어쨌거나 새해는 팔자에도 없이 해외에서 맞게 되었는데, 애들 또한 묘한 모양이라
"제가 로마에서 새해를 다 맞네요"
조카놈 말이다.
새해 첫날, 어디 꼭 가야 한다는 윽박은 없으나, 저들한테는 여행 아닌가?
어디론가는 행차를 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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