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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독설고고학] 재현은 문과대 고고학의 끝물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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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체 애초 정통 자연과학을 장착하지 못한 문과대 고고학이 양식 편년 헤매다가 종국에 정착하는 데가 복원이다. 

더는 할 일이 막히니 그 막힌 데를 뚫겠다고 나서는 데가 예외없이 재현이다. 왜? 문과대 고고학이 할 수 있는 유일한 과학이 그것이기 때문이다. 

선사시대 혹은 전통시대 그것을 만들어낸 기법을 따라서 그걸 그대로 만들어보는 방식이 바로 재현이다. 

문과대 일색인 한국고고학이 더는 갈 데가 없어 궁지에 몰린 끝에 정착한 데가 재현이라 

이 흐름을 문과대 고고학이긴 마찬가지인 국가기관 고고학에서도 주도한다는 사실이다.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가 간판을 바꿔단 국립중원문화유산연구소는 도대체 언제까지 전통시대 제철 기술 복원하겠다고 그에 매달리는지 내 기억에 10년은 족히 된 듯하고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가 간판을 바꾼 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는 죽어나사나 그쪽 지역 특산으로 꼽히는 옹관 복원한다며 그 무지막지한 실험을 해댄 지가 언제인지 모르겠다. 맨날맨날 큰 독 그릇만 굽다가 깨뜨리다가 볼짱 다 본다.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는 하다하다 이젠 무덤 파제끼는 일이 이제 끝물이니 그렇게 파제낀 무덤을 도로 쌓아본다는 실험에 돌입했다. 쪽샘지구 44호분인가를 붙잡고 그 일을 하는 중이다. 

언제까지 이런 재현 놀음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저 실험이 얼마나 위험하냐 하면 목적 의식에 따라 얼마든 결과를 주물해내기 때문이다. 

구석기 분야가 대표적이라, 구석기시대 석기 제작기술을 복원하겠다며 그에 쏟는 노력 진짜로 눈물겹다. 

그래 그런 일들이 썩 다 무익하기야 하겠는가?

다만, 그것이 생각보다 얻은 보람 혹은 이득은 얼마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예컨대 석기만 해도 그래 이런저런 구석기 흉내내서 석기 만들어보고 그걸로 고기 썰어보고 하니 되더라...그래 그것까진 좋다 이거다. 하지만 그 이상 무엇을 얻는단 말인가? 

양식 편년 그리고 제조기술 타령 일삼다 더는 막힌 서구고고학은 일찌감치 과학으로 눈을 돌렸으니 지금 이 순간에도 무지막지하게 쏟아지는 그런 새로운 성과들 중에 간혹 저런 재현이 포함되기는 한다. 

하지만 그런 재현술도 어디까지나 고고과학 데코레이션에 지나지 않는다. 재현 그 자체로 놀음하는 데는 한국이나 일본고고학 말고는 지구상에 없다. 

재현은 그 취지는 언뜻 좋은 듯하나, 실상은 문과대 고고학의 막힌 체증과 그에서 비롯하는 마지막 발악에 지나지 않는다. 

이제 문과대 고고학이 밝혀낼 수 있는 유의미한 연구는 바닥이 났다. 물론 아주 없기야 하겠냐만 앵꼬 났다. 

DNA 들고 나오고 동위원소 들고 나오고 단백질 분석 들고 나오고 잔류물 분석 들고 나와서 인류 진화를 논하고, 그 확산을 추적하며, 그 사람이 그때 육식을 했는지 채식을 했는지, 육식이라면 바다생물인지 육상생물인지,

나아가 그것을 통해 그 사회가 수렵채집인지 농경 정착민 사회인지, 그 사람이 죽은 자리 출신인지 아니면 타향에서 굴러들어온 사람인지, 그 사회가 모계 사회인지 부계 사회인지를 궁구하는 시대다. 

무슨 질병을 앓았으며, 그런 질병은 어디에서 유래하며, 그것이 풍토병인지를 탐구하며, 혹은 그에서 더 나아가 흑사병 병원균이 무엇인지를 궁구하며, 나병이 본래 아메리카 대륙에 있었는지 아닌지 등등 요새 고고학이 들고 나오는 성과는 혀를 차게 만든다. 

그 무수한 구석기 신석기 중 고작 잔류물이라고는 갈돌 갈판 몇 점 해 본 게 전부인 한국 문과대 고고학이다. 

조 수수 기장이 신석기시대에 이미 주식으로 썼다는 증거가 곳곳에서 나오는 데도 이 시대가 여전히 수렵채집이었다 해서 조 수수 기장을 아예 야생종인 것처럼 논급하거나 고작해야 텃밭 농사나 지었다고 한다. 

이제 문과대 고고학으로는 암것도 할 수 없는 시대다. 나를 이를 동맥경화라는 말로 표현하곤 하는데, 언제까지 똑같은 말 일삼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아래 한국고고학보 최신호 논문 목록이다.

제목만 보고 판단하기는 성급하기는 하나 뭐 하나 보고 싶은 논문 한 편이라도 있는가? 


 
한국고고학보  : (Hanguk Kogo-Hakbo) No.135

1. 3~5세기 경기 남부지역 부장 전통의 변화와 백제화
정혜린(Hyerin Jeong) 한국고고학회 2025 p.303-332

2. 풍납토성 공간구조 복원 연구—GIS 공간보간법을 중심으로
전세원(Sehwon Dzon), 박형후(Hyeonghoo Park), 임영재(Youngjae Lim), 김연주(Yeonju Kim) 한국고고학회 2025 p.333-372

3. 공공(대중) 고고학의 기원, 발전 과정 및 필요성
조민재(Minjae Zoh) 한국고고학회 2025 p.373-390

4. 한반도 고대 유리의 재활용 가능성 검토—혼합알칼리유리를 중심으로
조대연(Daeyoun Cho) 한국고고학회 2025 p.391-416

5. 발해 사원지 출토 녹유기와의 지붕 意匠과 大寺
양은경(Eungyeng Yang) 한국고고학회 2025 p.417-442

6. 부여 관북리유적의 형성과 변천
김지선(Jiseon Kim) 한국고고학회 2025 p.443-468

7. 扶餘 定林寺址 遺蹟의 性格, 그리고 再調査 必要性
남호현(Hohyun Nam) 한국고고학회 2025 p.469-503

8. 청동기시대 부장용 마연토기의 변화와 요인—진주 대평리 취락 출토품을 중심으로
이수정(Sujung Lee) 한국고고학회 2025 p.505-535

 
[독설고고학] 문과대 고고학을 위기로 몰아넣는 고고과학

 

[독설고고학] 문과대 고고학을 위기로 몰아넣는 고고과학

흔히 협업 혹은 융복합이라 해서, 그 일환으로 예컨대 역사학 분야의 경우 흔히 문과대 학문과 자연과학 학문의 접점을 찾으려는 시도가 적지 않지만 내실 따져보면 암것도 아니어서 분석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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