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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교두보 삼았다가 반한 피우미치노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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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로 일단 입국하는 애들 픽업을 위해 시칠리아를 떠나 로마 피우미치노로 잠깐 들어왔다. 

내일 바로 떠나야 하므로 공항에서 차로 15분 거리 B&B를 집사람이 잡았는데,

자리를 보니 피우미치노 공항 남쪽 해변이라, 갈매기 천지인 동네이며 

집사람도 나도 B&B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 없어 아리숑숑했으니,




에어비앤비를 통해 골랐으니, 그냥 밥해먹고 하는 데인 줄 알았더니 

호텔과 일반 에어비앤비 숙소 중간 단계라,

Bed and Breakfast라 해서, 요리를 해먹는 곳은 아니고, 간단한 아침 요깃거리를 방에 비치하는 그런 시스템이다. 

그 비싼 시내를 다시 들어갈 필요는 없어, 공항 인접 지점을 고른 것인데, 

이곳은 집주인이 거주하는 공간이라, 할아버지가 주인이라,

직접 문을 따서 나를 맞이하고서는 그리 능숙하지 아니하는 영어로 이것저것 친절히 설명하는데,




혹 로마를 다시 올 일 있으면, 이곳에서 머물고 싶을 정도로 동네가 마음에 들고 무엇보다 주인 아저씨 다정다감이 좋다.

꼴랑 하룻밤 머물 뿐인데, 주변 상황을 설명하면서, 음식점은 어디가 좋고 무엇보다 밤에도 이곳은 안전 문제를 걱정할 필요가 전연 없는 동네라 하는데

이른바 맛집이라 해서 몇 군데 추천을 하는데 하도 상세해서 고맙기 짝이 없다.


피우미치노. 테베르강 지류다.



이곳은 바닷가인데다, 지중해로 흘러드는 테베르 강 지류 하나가 북쪽으로 관통하는 지점 어구라,

살피니 자연 지류는 아닌 듯하고 인공 운하 같은 느낌이 짙다. 

나아가 이런 지정학적 특성상 이 지류를 따라 죽 늘어선 음식점을 소개하면서,

이곳은 해산물 요리가 특히 유명해서 로마 시내에서도 일부러 이곳으로 해산물을 잡수러 오는 사람이 많다 하며, 


저쪽이 지중해다.



자칫하다간 너무 비싼 음식점에 가서 바가지 쓰니, 이런이런 집에 가면 해산물이 좋고, 또 이 음식점은 피차가 좋다고 일일이 찍어준다.

나아가 수퍼 또한 이곳에 있으니 그곳을 이용하라 해서, 간단한 요깃거리 마련할 요량으로 그가 가르쳐 준 곳으로 가니, 대형 수퍼마켓이 있고 그 옆에는 맥도날드가 있더라. 

그 유명한 고고학 유적 오스티아 안티카 Ostia Antica는 실상 공항에서는 아주 가까운데,

접근하기는 여간 곤란치 아니해서 직선으로 차로 달리면 30분이면 족하나, 지랄 같다. 



숙소



대신 무심코 인근에 다른 고고학 유적은 없나 두들겼더니, 아니나 다를까 하나 큰 데가 걸리는데 


Area Archeologica dei Porti di Claudio e di Traiano

Area Archeologica dei Porti di Claudio e di Traiano · Via Portuense, 2360, 00054 Fiumicino RM, 이탈리아

★★★★☆ · 역사적 명소

www.google.com

 

라는 데라, 숙소에서 걸어서도 30분 거리라 하므로, 혹 내일 아테네로 출발하기 전 짬이 날지 모르겠다.

욕심을 부리면 잠깐 돌아볼 순 있겠다 싶지만, 큰 욕심은 내지 않으려 한다. 

로마는 애들 데리고 성탄절날 들어와야 한다.

이 정도는 봐 둬야 한다는 데를 중심으로 며칠 둘러보고선 북상해서 피사의 탑과 피렌체, 그리고 베네치아를 보여주고선 다시 로마로 복귀해서는 

이스탄불을 통해 귀국길에 오른다. 

이제 진짜로 이번 여행은 막바지로 접어든다. 


피우미치노 공항 터미널1. 저 구름다리 지나서 가면 테르미니로 들어가는 기차역이다.



지난 두달 남짓은 고독과의 전쟁이었으나, 내일부터는 전연 다른 양상으로 전개된다. 

아들놈이 전화와서 대뜸 따지기를 "박물관 유적지 말고 맛집은 언제 가냐" 하는데, 어째 지 애비가 모르는 것만 따지는지 모르겠다.

덧붙여 그리스엔 야생 무슨 동물이 있다는데, 그거 보러 안 가냐 해서, 그거 찾아보고 그리스 동물 사냥 나서야 할 판이다. 

돈 번다는 핑계로, 바쁘다는 핑계로 아비 노릇 제대로 한 번 해 보지 못했는데,

내심으로 그런 아쉬움들 미안함들을 이번에는 어느 정도 만회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카타니아발 피우미치노행 벵기. 텅텅 비어 편하게 왔다. 하긴 비행 시간 한 시간 십분이니 뭐.



아들과 데면데면하다가 유럽 여행을 같이하고선 부쩍 가까워졌다는 친구놈이 그리 부럽더니,

나도 그런 기회가 될런지 모르겠다. 

이제 조금은 더 가족과 함께하는 그런 삶을 살아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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