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강의 노벨상 문학상 획득 소식에 그것이 국가의 간섭을 더욱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신동훈 교수께서도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를 짚으신다고 이해하는데,
저 자체가 쾌거임에는 분명하나 나는 저 흐름이 더욱 강화할 것을 우려한다.
국가에 의한 간섭, 국가 통제에 의한 이른바 한류 지원은 분명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또 언제까지 국민세금을 투입해 K문학 선전한다며 그것을 영어로 필두로 하는 각국어로 번역할 수는 없는 법이다.
꼭 일본 사례가 아니더라도, 이런 흐름은 유독 동아시아권에서 강한데,
일본이 그랬고, 한국이 따라가고 있으며, 이 분야에서 실은 잘 드러나지 않으나 중국 쪽 움직임은 그야말로 거국적이어서 돈을 쏟아붓는다.
중국 주요 저작물로 한국에 번역 소개가 많는데, 그 저작물 중 상당수가 중국 정부 지원을 받았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중국에는 국가에서 관리하는 무슨 외국 번역 지원 기금이 있어, 그걸로 번역을 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아주 많다.
공자아카데미야 겉으로 드러난 중국 문화주의 침공작전이고, 저런 식으로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사업 또한 막대하다.
물론 이런 국가적 지원사업이 국가별로 크고작게 다 있기는 하지만, 그에 대한 유별난 집착이 큰 데로 동아시아문화권 만한 데가 없다.
그런 판국에 한강의 노벨상 획득?
그 정당성을 담보한 쾌거일 수밖에 없다.
거 봐라, 돈 주어 번역시키니 노벨상도 타잖아?
이보다 더한 홍보 효과 어디 있는가?
이 일을 계기로 나는 당분간 계속 한국은 정부 차원에서 저와 같은 한국문화수출을 더 밀어부칠 것으로 본다.
내년 예산안이 다 짜인 판국에 전해진 저 소식이 내년 예산안에서는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후년 예산에서는 보나마나 대폭적인 증액 움직임이 노골화할 것으로 본다.
이 움직임이 비단 문학에 그치겠는가?
다른 부문에서도 정부 지원 확대에의 요구가 빗발치리라고 본다.
뭐 안 봐도 비디오 아니겠는가?
내실을 따지면 한강 작품이 몇 종 외국어로 번역되었는지 모르겠는데, 그 통로가 다 어떤지는 조사할 필요가 있다.
저쪽에서 우리가 요구도 하지 않았는데 자발로 번역 출판한 경우랑, 이쪽 각종 기금에서 지원해서 나간 경우가 얼마나 되는지 이런 걸 이제는 조사 분석해야 할 때다.
이는 번역학이 앞장서 주어야 한다.
정부 관련 기관에서는 저와 같은 통계치 혹은 현황조사치가 있을 것인데, 이제는 냉혹히 그 명암을 따질 때다.
나는 정부 지원에 의한 번역이 압도적일 것으로 보는데,
그렇다면 그 문학이 표방하는 정신과는 달리 그 자체가 상당히 국가주의 색채를 띨 수밖에 없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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