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경북 북부 산불 사태에 대응하는 문화재 현장 대처 전반을 나는 유심히 보고자 하는 편이지만 개중에서도 저 방염포를 특히 눈여겨 보면서 그 주먹구구한 문제점을 계속 지적했거니와
위선 저 방염포가 어느 정도 이런 사태에 효과가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고운사 연수전에서 있었지만 허망하게 전소하고 말았으니
왜 저리 되고 말았는가 아주 자세한 정보는 없지만 두른다고 두르기는 했지만 역부족이었으니
이것이 과연 이와 같은 초대 산불 사태에 아주 무능한가는 판단을 미룰 수밖에 없으니
무엇보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간 내가 살핀 방염포 문제점을 크게 두 가지로 지적하니
첫째 그에 동원한 방염포라는 것들을 살피니 무엇보다 디자인이 일반 벽지랑 눈꼽만큼도 다른 점이 없어 목조 문화재 현장에는 전연 맞지 않으며
둘째 그 설치 방식에서도 저거 설치하느라 생고생한 사람들한테는 몹시도 미안하나 우왕좌왕 하는 시늉만 낸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와 관련해 새로운 디자인 개발이 있어야 하며, 살피니 너무 얇아 과연 제대로 설치된다손 쳐도 저런 불길을 어느 정도 버텨낼지가 관건이 되겠거니와 이에 대해서는 문화재 현장에 맞은 실험과 그에 따른 새로운 디자인 개발이 시급하다.
이런 초대형 사태에 무엇보다 이동이 쉬워야 하고 설치가 쉬워야 한다.
둘째와 관련해 누가 설치하는지를 봤더니 결국 문화재 지킴이 단체들을 집중 동원한 모습을 엿보이는데, 한심한 것은 그 설치 현장을 국가유산청장이 돌아보며 점검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음에도, 어찌 그렇게 허술하게 설치하는 장면을 묵과했는지 나는 도저히 이를 이해할 수 없다.
설치한 양태를 보면 구멍이 숭숭 뚫려 일단 기와 지붕을 포기한 것은 불길이 기와를 뚫을 수는 없으니, 그런갑다손 치더라도(이것도 실은 나중에 더 따져 봐야 한다) 비름빡 사방만 대강 무슨 간이 천막 치듯이, 빨랫줄에 빨래 걸듯이 했으니, 살피니 구멍이 숭숭 뚫려 그 구명으로 불티는 다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나아가 처마는 아예 포기 단계라, 그 처마 밑으로는 나대지 상태를 방불했으니 불길이 위로 치솟지 아래로 가겠는가?
다시금 지적하지만 단단히 그리고 철저히 고정하기 위해서는 철사줄에 걸 게 아니라 대못을 곳곳에 박아야 한다.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 일어난 대못질은 처벌대상이겠으나 이런 대못질은 적극 권장해야 한다.
각설하고 작금과 같은 저런 설치 방식으로는 방재? 택도 없는 소리다. 이 설치 방식을 보고서는 나는 연수전이 왜 날아갔는지 비로소 알게 되었다.
종이나 탑을 방염포로 감싸는 모습을 보는데 종? 석탑? 적어도 문화재급은 떼어내서 안전한 실내로 옮기거나 아니면 응급조치로 대웅전 앞마당에 구덩이 파서 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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