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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로마 제국의 절도사 시대, 그 화려한 서막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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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봐도 아버님. 경로우대석 소지자로, 지하철 버스 공짜로 타실 연세다. 아우렐리우스는 언제나 노땅으로 등장해야 제맛이 난다. 왜? 철학자니깐

 
 
러셀 크로가 열연한 2000년 헐리웃 액션 블록버스터 《글래디에이터Gladiator》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Marcus Aurelius랑 그 후계자 콤모두스Commodus 황제 시대 로마를 배경으로 삼는 정치 드라마거니와 

내 기억에 철학가 성향이 짙기는 하지만 깡패 독재자임은 어쩔 수 없는 황제 아우렐리우스가 이제는 나 죽으면 독재정은 고만하고(지는 실컷 해놓고선) 카이사르 이전 공화정으로 돌아가라며 그것을 실현할 적임자로 자기 심복 막시무스를 지목한다.

하지만 권력은 오로지 내것이라며 이런 아버지를 용납할 수 없던 아들 콤모두스가 결국은 진중에서 아버지까지 암살하고 권력을 불법 탈취하고는 각종 포악한 짓을 일삼다가 글라디에이터로 전락한 러셀 크로한테 원형극장에 검투 경기에 나섰다가 개박살 나고 죽임을 당한다,

그래서 나쁜 짓 하면 안 된다 뭐 이딴 판에 박힌 권선징악으로 몰고 나갔으니

물론 저와 같은 설정은 다 개소리라,

다만 영화랑 역사가 관통하는 공통 분모는 콤모두스Commodus (161~192)가 아우렐리우스 아들로 그의 후계자였고, 그런 그가 난중에 진짜로 원로원 반란에 암살당했다는 얼개는 얼추 같다.

그는 아버지 생전에 다음 보위를 이을 합법한 후계자였다. 아버지가 죽기 3년 전인 서기 177년, 이미 권력 상당 부문을 아버지한테 이양받은 이른바 공동 황제였으니

이는 결국 동아시아 역사에서는 흔해 빠진 태자 세자 신분이었다는 뜻이다. 

물론 동아시아에서 태자 세자라 해도 언감생심 아버지 권위에 도전하는 그 어떤 일도 용납될 수 없었으니, 이 점에서 저짝은 어떤 양태였는지 알 수는 없지만, 동아시아의 그것에 견주어 상당한 영향력이 있었던 것만큼은 틀림없다. 
 

외투상 아부지를 많이 닮긴 한 콤모두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띨띨하다. 이 친구 개판치는 바람에 로마는 피바람이 분다. 패가망신은 지 혼자 하면 좋았겠지만, 공화국 전체가 소용돌이에 빠져든다.

 
암튼 그렇게 이미 최고 지도자 교육을 받았다 해서 그가 좋은 최고지도자가 되느냐 하는 문제는 인과관계가 아니라는 점에아이러니가 있지 않겠는가? 

로마는 장기간 평화를 누렸다. 아우렐리우스에 이르기까지 연달은 이른바 똘똘한 황제가 출현한 이 시대를 팍스 로마나 Pax Romana라 부러거니와, 하지만 역사가 어찌 평탄만 있겠는가?

그의 죽음과 더불어 개막한 콤모두스 시대는 그 시대 종말을 의미했으니, 이 시대 로마는 새로운 역동으로 넘쳐나기 시작했다. 

바로 절도사 시대가 화려하게 개막한 것이다. 

절도사 시대란 무엇인가? 누구나 황제가 되는 길이 열린 시대, 오직 실력 혹은 운만으로 권력 서열이 결정되는 시대, 강력한 응집을 무기로 삼은 통제가 분열한 시대, 그래서 자유정신이 활개를 치는 시대다. 
 

서로 내가 황제라 동시기에 주장하고 나선 절도사들. 그들을 우리는 속주 총독이라 부른다.

 
그 절도사를 로마에서는 총독 이라 하고 그네가 황제를 대신해 통치하는 나와바리를 속주屬州, 프로반키아 provincia 라 했으며 이는 지금도 프로빈스 province 라는 영어 단어로 면면히 목숨을 이어간다.

이 속주 총독 렉토르 프로반키아이 Rector Provinciae가 너도나도 이젠 내가 황제라 선언한 희유한 시대가 개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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