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는 물 불 바람 흙이 생명이다.
등요登窯라 해서 오름식 가마가 많은 까닭은 바람 때문이다.
아래서 능선 위로 불어제끼는 바람을 이용해 각종 기물을 굽는다.
불을 얻기 위해선 주변에 울창한 숲이 있어야 한다.
그것도 참나무 숲으로..
가마는 그래서 생명이 몇년을 넘지 않는다.
주변 산림을 작살 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숲을 찾아 옮겨다닌다.
더욱 중요한 고려 사안이 있는데 소위 님비NIMBY 신드롬이다. NOT IN MY BACKYARD
가마는 소음 공장이요 먼지의 발생 진원지여 더구나 숯검댕이의 산처産處다.
우리 기록엔 잘 보이지 않으나 중국 기록을 보면 이 환경오염 문제가 일찍이 심각했음을 본다.
들고 일어나서 공장을 옮기라 난리를 친다.
고운 비단옷 새로 장만해 산뽀 나섰는데 숯검댕이 날아 사뿐히 내려앉는다 생각해봐라.
실제 경주 발굴성과를 봐도 경주가 한장 극성을 향해 달리기 시작한 적석목곽분시대에 그 무덤에 공급한 토기류를 생산한 콤비나트는 외곽 손곡동 일대에 포진했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고고학 쪽에서도 지대해지기 시작했다.
언제까지 쪼가리 만지작 거리며 실측을 잘해야 합네 분류를 잘해야 합네 편년을 잡아야 합네 이 모든것이 고고학의 기초입네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고고학을 한다 doing archaeology는 행위가 어찌 모름지기 발굴이요 실측이요 편년 분류이겠는가?
그것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일체 행위 자체가 고고학이라고 나는 본다.
앞서 말한 저들 코스웍을 밟아야 고고학입네, 그 과정을 생략한 고고학은 암체어 아키올로지네 하는 소리를 하는 놈들은 생평 그거나 하다 죽어도 싸다.
(2016. 8. 6)
사진은 2016년 발굴 결과 3-4세기 백제가마 세 기가 나온 파주 운정3지구다.
토질 봐라. 그릇 굽기에 안성맞춤하는 흙 공급처다.
내가 나온 사진은 털보관장이 찍어서 던져준 것들이다.
예서 털보란 과천의 털보가 아니라, 전곡의 털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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