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도 공부로 밥을 먹고 사는지라 써보면,
학계에서 나오는 질문은 사실 국내학회나 국외학회나
어느 정도 연륜이 쌓이면 별로 두려울 게 없다.
뻔하기 때문이다.
논문을 투고했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필자의 경우 논문을 투고하면 리뷰를 하는 사람이 제정신이라면
그 리뷰해서 고치라고 할 내용의 80-90프로는 이미 어느 정도 예측을 하고 보낸다.
왜냐.
질문이 뻔하기 때문이다.
어차피 한 주제로 죽도록 파는 사람들끼리 모이다 보면,
그 안에서 나오는 질문이란 뻔한 까닭이다.
재미있는 것은 학위심사를 할 때이다.
이때 우리나라는 워낙 판이 좁다 보니, 학위 심사위원을
심사 받는 이의 연구 주제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연구를 하는 분들을 모실 때가 있는데,
정말 무서운 질문은 이런 양반들한테서 나온다.
이 사람들은 나름 연구를 어떻게 하는지 자기 분야에서 갈고 닦은 양반들이라,
학위심사를 참여해서 자기 주제가 아니니 질문도 못낼 것 같지만
심사자가 이야기하는 것 듣고, 몇 가지 추가 확인 질문만 하고 나면,
정말 무서운 질문이 그 다음에 나온다는 뜻이다.
따라서 학계가 됐건 뭐가 됐건 정말 경계해야 하는 양반들은 이런 양반들이다.
그 분야 전공자가 아니지만, 공부로 밥을 먹고 살고, 학계의 논리전개에 숙달된 사람들.-.
정말 학계가 쌓아올린 거대한 이론의 구조를 바닥부터 흔드는 위대한 질문은 이런 양반들한테서 나온다.
그래서 필자는 항상 학계에 가서 발표할 때 첨 보는 사람이 하는 질문을 경계한다.
전문 학계 발표에 와서 듣고 앉아 있으니 일반인은 아닐 테고,
내가 모르는 사람이니 아마 다른 분야 연구자일 텐데
이들의 질문이 정말 아픈 곳을 치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연구를 진지하게 하는 분들은, 필자의 말이 무슨 뜻인지 공감하시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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