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마음을 얻으려면 면전에서 그들에 대한 호의를 과장되게 드러내고, 그들의 좌우명에 공감을 표시하고 결점까지 치켜세워 주면서, 하는 일마다 박수를 보내는 것보다 더 좋은 왕도는 없더군요.
아첨이 지나친 것은 아닌지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사람들을 갖고 논다는 게 뻔히 들여다보여도 상관없어요. 언제나 가장 영리한 자들이 아첨에는 가장 잘 속아 넘어간답니다.
칭찬으로 양념만 살짝 치면 그 어떤 무례하고 우스꽝스러운 일이라도 삼키게 하지 못할 것이 없어요, 이런 일을 하다 보면 진정성이 다소 손상되는 건 사실이지요.
그러나 내가 아쉬울 때는 상대에게 맞출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그런 방법을 써야만 사람을 얻을 수 있는 거라면, 잘못은 아첨하는 자들이 아니라 아첨받기를 바라는 족속들에게 있는 거죠.
몰리에르, 《수전노》 중 제1막 1장 발레르 대사 (신정아 옮김 《몰리에르 희곡선집 수전노 외》, 열린책들, 2021. 9, 14~15쪽)
실로 그럴싸 하지 아니한가?
아첨 만한 충성 없다지 않는가?
쓴소리?
말이 좋아 쓰지, 듣는 사람도 자주 그런 말 들으면 짜증이 폭발하기 마련이요, 그래서 저런 본분에 충실하다, 충신으로 칭송받다 사지 절단 난 이 한둘이 아니다.
그래서 그 사람을 망치려거든 아첨만 주구장창 늘여놓으면 된다. 제풀에 자빠지기 때문이다.
다만 시간이 좀 걸린다는 문제가 있기는 하나, 또, 그것이 오래 지속되다 보면 내가 그 아참하던 사람과 동시에 처단되어 단두대에 설 우려도 없진 않겠지만, 뭐 적당해 때 봐서 반체제로 돌아서면 그보다 있어 보이는 그림도 없다.
그러니 그 사람을 망치려거든 면전에서 아주 대 놓고, 그 사람이 낯 간지러워할 정도로 상찬을 일삼는 일만큼 좋은 방법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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