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국립경주박물관에서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와 공동 개최하는 "낭산(狼山), 도리천(忉利天) 가는 길" 이라는 주제의 특별전이 6월 15일부터 9월 12일까지 열리고 있다.
낭산은 해발 108m의 낮은 산이지만 신라의 진산(鎭山)으로 문헌에 기록되어 있으며, 초기 왕경오악의 중악으로 알려져 있다. 실성왕 12년(413)부터 신유림(神遊林)이라 불렀으며 "낭산(狼山)"이라는 산 이름은 이리가 엎드려 있는 형상이 아니라 구마라집이 한역한 <불설미륵대성불경>에 미륵불이 중생, 제자 등과 함께 도래해 오르는 산인 ‘낭적산(狼跡山)’에서 유래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 산과 주변에는 사천왕사지, 망덕사지, 황복사지, 황복사지 삼층석탑, 낭산 마애삼존보살좌상, 능지탑지, 만정사지 등 불교 유적과 선덕여왕릉, 전신문왕릉(효소왕릉), 효공왕릉, 전진평왕릉(신문왕릉), 효성왕폐릉 등 왕릉과 고분군, 고운 최치원선생의 독서당 등 수많은 유적이 있어서 1968년 12월 13일에 사적 제163호로 지정되었다.
그런데 이 때 이 산이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으로 갑자기 일찍 지정된 데에는 다음과 같은 사연이 있다.
당시 어떤 사람이 건설부에 이 산 전체에 골프장 건설허가를 신청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그 당시에도 부처간 업무협의란게 있어서 각부서에 의견조회를 했었는데 당시 문화재관리의 주무부서인 문교부(이 때는 문화재관리국이 문화공보부가 아닌 문교부 산하에 있었다.)에서는 문화재관리국에서 답변하도록 하였다. 문화재관리국에서는 이를 심각하게 판단하고 우선 문화재위원회에 이 일을 보고하였다.
보고를 받은 문화재위원회에서는 당장 난리가 났다. 당시 문화재위원장이 서울대학교의 김상기박사였는데 노발대발하여 '아니 낭산이 어떤 산인데 거기에다가 골프장을 짓는단 말인가' 라고 하면서 바로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가지정을 의결하고 문화재관리국에는 신속히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지정자료를 제출하라고 했다고 한다.
이에 문화재관리국에서는 직원 몇 명을 경주에 출장보내어 사적지정에 필요한 자료를 만들게 하여 다음 달 문화재위원회에 제출하여 곧바로 사적 제163호로 지정하여 고시하고 건설부에는 사적 제163호로 지정되었으므로 골프장 건설은 불가하다고 회신하였다고 한다.
이상의 이야기는 지금은 고인이 된 두 분(손채호 전 경주시 학예사와 정재훈 전 문화재관리국장)에게 들은 공통의 이야기를 종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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