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만필谿谷漫筆 제2권 / [만필漫筆]
시가의 표절[詩家剽竊]
시가詩家에서는 표절剽竊하는 것을 가장 금기시禁忌視하는데, 옛사람들도 이를 많이 범하곤 하였다. 당唐 나라 이후로야 더 말할 것이 없지만, 가령 좌태충左太冲의 영사詠史라는 시에,
관인官印 맨 끄나풀도 끌고 다니려 않는 터에 / 臨組不肯緤
무거운 옥돌 나눠 받고 제후 되려 하겠는가 / 對珪寧肯分
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사령운謝靈運의 술조덕시述祖德詩를 보면, 그 말을 그대로 옮겨 써 놓고 있다.
설령 후대 사람들이 차용한다 하더라도 모름지기 글자를 좀 바꿔서 써먹어야 하는데, 그만 이런 식으로 표절을 하다니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 한국고전번역원 | 이상현 (역) | 1997
[詩家剽竊]
詩家最忌剽竊。而古人亦多犯之。自唐以下不足a092_601b言。如左太沖詠史詩。有曰。臨組不肯緤。對珪寧肯分。謝靈運述祖德詩。全用其語。設令後人用之。亦必略加點化而乃如是。殊未可曉也。
***
이상현 선생 번역을 내가 손을 좀 봤다. 이 문장 묘미는 設令後人用之。亦必略加點化라는 구절에 있으니, 설력 나중 사람이 그걸 써먹는다손 치더라도 모름지기[必] 변화를 주어야 한다는 맥락이어니와, 이를 기뤠기 사회에서는 우라카이 혹은 우라까이라 한다.
기자들의 절대 소의 경전은 우라까이經, 그들이 신봉하는 종교는 우라까이敎, 그네들 절대신은 우라까이神이라 한다.
그 우라까이교가 얼마나 면면한지, 조선중기 문단을 주름잡은 우리 계곡谿谷 장유張維(1587~1638) 선생이 증언하지 아니하는가?
숭배하라! 우리까이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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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과 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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