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진보에는 제갈량의 전후출사표가 각 1편씩 실려 있는데
후출사표는 제갈량이 썼다 안썼다 말이 많지만
필자가 보는 느낌으로는 글쎄,
전출사표를 방불하는 명문으로 제갈량의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보는데
한문에 필자보다 더 통달하신 분들 보시기에는 어떨지 모르겠다.
제갈량의 전후출사표 외에도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제갈량의 글에 "융중대"가 있다.
원문은 삼국지에 제갈량의 열전에 실려 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유비가 삼고초려해서 찾아갔을 때
그에게 출사를 허락하며 천하삼분지계를 논하는 귀절인데
제갈량의 말을 받아 적는 형식이지만, 제갈량 스스로 쓴 문장으로 보고 싶다.
개인적으로 전후출사표 못지 않은 명문으로 본다.
>> 隆中對 又名〈草廬對〉
自董卓已來,豪傑並起,跨州連郡者不可勝數。曹操比於袁紹,則名微而衆寡,然操遂能克紹,以弱爲彊者,非惟天時,抑亦人謀也。今操已擁百萬之衆,挾天子而令諸侯,此誠不可與爭鋒。孫權據有江東,已歷三世,國險而民附,賢能爲之用,此可以爲援而不可圖也。荊州北據漢、沔,利盡南海,東連吳會,西通巴、蜀,此用武之國,而其主不能守,此殆天所以資將軍,將軍豈有意乎?益州險塞,沃野千里,天府之土,高祖因之以成帝業。劉璋闇弱,張魯在北,民殷國富而不知存恤,智能之士思得明君。將軍旣帝室之冑,信義著於四海,總攬英雄,思賢如渴,若跨有荊、益,保其巖阻,西和諸戎,南撫夷越,外結好孫權,內脩政理,天下有變,則命一上將將荊州之軍以向宛、洛,將軍身率益州之衆出於秦川,百姓孰敢不簞食壺漿以迎將軍者乎?誠如是,則霸業可成,漢室可興矣。
고문 답게 어려운 부분은 없고 술술 읽힌다.
강개하되 담담하게 써내려가는 투가 역시 제갈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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