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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고보高普와 중학中學

by 초야잠필 2023.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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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중학 교사와 교표. 교표에는 경중이라고 되어 있어 중학이라는 뜻이다.

 

일제시대 고보와 중학 이야기를 좀 써보겠다. 

일제시대에는 중등교육기관으로 중학과 고보가 병존하고 있었다. 

대개 중학은 일본인이 다니는 학교였고, 여기를 졸업하면 큰 예외가 없는 한 더 공부하겠다면 일본 본토의 고등학교로 진학했다. 

조선에는 고등학교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경성제대 예과로 갈수도 있겠지만 그 기회는 넓지 않았을 것이다. 

고보는 반면 조선인들이 주로 다니는 학교였다. 

일제시대 고보는 공립과 사립이 있었는데 여기서는 공립학교의 이야기를 해보자. 

조선에서 가장 먼저 생긴 고보는 경성고보이다. 이 경성고보가 나중에 경성에 공립 고보가 하나 더 생기면서 경성제일고보가 된다. 지금의 경기고로 이어지는 학교이다. 

나중에 생긴 경성제이고보가 지금의 경복고이다. 

경성중은 어찌 되었을까? 이 학교는 해방과 함께 공중분해되었고, 그 자리 (경희궁자리)에 서울고가 세워졌다. 

서울고는 오늘날 경성중을 학교의 전신으로 보지 않는 것 같지만, 일본 위키를 보면 일본의 졸업생들을 서울고를 경성중의 후신으로 보는것 같다. 

평양고보는 두번째로 생긴 공립고보이기 때문에 교표에 가로줄이 두개가 들어갔다. 

세번째 생긴 대구고보는 당연히 줄이 세개이다. 

경성고보, 평양고보, 대구고보는 생긴 순서대로 줄을 하나씩 더해서 교표를 만들었는데, 지금 이 줄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대구고보의 후신인 경북고 뿐이다. 

경기고는 왠일인지 일제시대의 경성고보 교표를 바꾸면서 줄을 빼버렸고, 평양고보는 사라졌으니 그 교표를 볼일이 없어졌다. 

해방전 평양고보. 가로줄이 두개다. 이 학교는 해방 후 사라졌다.
지금까지도 경북고 교표로 쓰이고 있는 대구고보 교표. 가로줄 세개가 남아 있다. 조선에 생긴 세번째 공립 고보라는 뜻이다.

 

일제시대 대구고보를 다니던 분의 일기장. 교표에 가로 삼선이 선명하다. 5학년이면 졸업반이다. 이 분은 어디로 진학하셨을지 궁금하다.

 

P.S.1) 경성중학의 교표에는 "경중"이라 되어 있고 조선인의 고보는 모두 "고"라 되어 있어 고보가 높아 보이지만 실제로 고교입학시에는 중학생을 우선적으로 뽑았다. 고보는 중학과 대등하게 대접받지 못했다. 

 

***

 

필자가 소개한 대구고보 안장호安章鎬 씨 일기는 아래 번역 탈초가 이뤄졌다.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856665 

 

대구교육박물관, 1930년대 '남학생 일기' 번역본 펴내

안장호군의 일기, 1930년대 대구와 학교의 풍경 고스란히 담겨

www.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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