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레인 "고단한 세계에 음악으로 한방…지금은 직진할 때"
송고시간 | 2019-11-02 06:00
정규 8집 '직진'…"엄청난 인기 아니어도…록은 청바지 같은 것"
양아치 옆동네 불양총각 록밴드 노브레인
록 음악에 조예가 그닥 없는 사람들이 거개 그렇듯이 나 역시 이 친구들을 박중훈 안성기가 주연한 영화 《라디오스타》를 통해 처음 접했으니, 그 영화에 등장하는 이 록밴드에 대한 사전 정보가 전연 없는 상태에서 무슨 저리도 양아치 같은 애들이 있나 했더랬다.
연기도 더럽게 못했으니, 함에도 어찌하여 저런 친구들을 영화에 써먹었냐 하는 의아함이 있었더랬다.
록 음악이라고 하면 보통의 사람들이 묘한 감정이 있겠듯이, 죽죽 찢은 청바지에 개목걸이, 멜빵 이런 폼새가 트레이드 마크 비스무리하게 인지되어 있고, 실제 저들 역시 그러했다.
하지만 영화 속 저네들은 옆동네 양아치임이 분명했지만, 뭐랄까? 순수? 열정? 이런 점들이 드러났으니, 이것이 영화감독 의도이긴 했겠지만, 웬지 모르게 실제의 저들도 그러할 것 같다는 막연한 인상은 있었다.
2006년 라디오스타 출연 당시 그 출연진 속 노브레인
더불어 이 영화를 통해 록 음악에 대한 그 어떤 강렬한 저항이랄까? 하는 그런 것들도 누그러졌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 영화에서 저들은 '넌 내게 반했어'를 불렀거니와, 이것이 알고 보니 저들이 당시 이른바 대표곡이었다.
반백이 넘은 김건모가 늦은 장가를 간다는 소식으로 가요계가 이야기 거리 풍성한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어제, 지끈지끈한 머리 좀 식히겠다고 회사 주변을 얼쩡거리며 산뽀라는 걸 하는데, 일군의 멜빵 청바지 부대가 어슬렁거리는지라, 보니 노브레인이었다.
네 명인가 있었는데, 내가 기억하는 멤버야 노랑머리 보컬 뿐이어니와, 그렇다고 그의 본명까진 기억할 수 없는 수준이니, 인사를 나누면서 내가 묻기를 "다른 분들도 같이 영화에 출연하신 분들인가요?" 하니 그렇다고 한다. 저 영화 나온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같은 밴드에서 활동하는 걸 보니 보통 인연이 아니요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짐작한다.
이런저런 일로 우리 공장에 인터뷰를 왔다는데, 가요 전문 이은정 차장과의 끈끈한 연이 바탕이 되었을 것이다.
라디오스타 출연 무렵 노브레인
새로 가요 전담으로 배치된 친구들과 인터뷰도 막 끝냈단다. 그 인터뷰 기사가 조금 전에 나간 저것이다.
노브레인NoBrain...노 브라가 브리지어 차지 않았다는 뜻이니 노브레인은 골이 없다는 뜻이니 골이 비었다는 뜻이다.
록은 시대에 대한 반항을 제1의 존재 의미로 삼거니와, 물론 저런 밴드 명이 역설일 것이로대, 나는 저 밴드 이름을 처음 들었을 적에 이름 참 희한하다 하면서도 왜 기왕 할 거면 ShXt for Brains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봤다.
수송동 우리 공장 뒤안 숲에서 폼 잡은 노브레인
말할 것도 없이 쉿이란 똥이요, 이 경우 for는 대신해서 라는 뜻이니 대가리에 뇌 혹은 그것이 상징하는 지성 대신에 똥이 들었다는 뜻이니 양놈 영화에서 가끔 욕설로 등장하거니와, 그 원초적인 의미와 더불어 아주 가까운 친구끼리 친밀함을 나타날 때 쓰기도 한다.
하기야 양놈 욕설 중에 pain in the ass라는 것도 있는데, 이건 어메리칸잉글리시 기준으로 우리한테는 '페이이니 애쓰' 정도로 들린다. 글자 그대로는 똥꾸녕 쪽에 난 고통, 곧 뽀루지를 말하니, 이거 당해 본 사람은 그 고통 잘 안다. 똥꾸녕에 난 뾰두락지 같은 놈이라는 뜻이니, 이 역시 그 사용 맥락이 저와 비슷하다.
암튼 본론으로 돌아가, 이 인터뷰를 보면 저들은 결코 골이 빈 친구들이 아니요, 골이 가득차서 넘쳐나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외국에서는 늙어죽을 때까지 가는 록밴드, 늙어죽을 때까지 줄곧 무대에 서는 로커가 아주 흔한 편인데, 저들 역시 이제는 멤버 중 일부가 사십대 불혹에 들어선 모양인데 오래오래 가면서 사랑도 듬뜩 받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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