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함의가 매우 큰 상징이면서
정작 한국에서는 잘 모르는 것이 바로
기쿠스이라는 이름이다.
이 기쿠스이라는 이름은 일본에 가 보면
술 이름에도 붙어 있고 상점 이름에도 제법 있고 그렇다.
한자로 쓰면 국화 국짜에 물 수짜인데,
한국사람들은 이게 도대체 무슨 뜻인가 할 것이다.
이 기쿠스이는 문장으로도 표시하는데 아래와 같다.
위쪽 절반은 국화, 아래에 물을 그린 그림이다.
그래서 기쿠스이, 국수다.
이 문장은 보통 문장이 아니라,
남북조시대에 막부에 맞서 덴노 편에 선
구스노키 마사시게楠木正成에게 덴노로부터 하사된 가문이다.
위쪽 절반 국화는 당연히 덴노를 상징하며,
아래 물과 합하여
덴노를 보좌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메이지 유신 이후, 구스노키 마사시게는
일본정신의 구현으로 극 추앙을 받았다.
일곱 번을 죽어도 덴노의 편에 서겠다는
칠생보국七生報國이라는 말이 바로 구스노키 마사시게가 죽기 전 그의 동생과 나눈 말에서 나왔다.
태평양 전쟁의 말기에는 가미카제의 머리띠에 써 있던 것이 칠생보국이고,
2차대전 후에는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 이마빡에도 둘러 있던 것이 바로 칠생보국이다.
태평양전쟁이 종전으로 치달을 무렵,
미군으로부터 오키나와를 방어하기 위한 작전의 이름이 바로
기쿠스이 작전이었는데
그 기쿠스이가 바로 이 기쿠스이이다.
최근에는 이런 정치색을 탈색한건지,
각종 상품과 기호품 상점 이름에 기쿠스이는 많이 쓰이고 있고,
또 구스노키 마사시게의 기쿠스이 문장도 많이 보인다.
뭐 좋아하는 것을 즐기는 거야 할수 없겠는데,
기쿠스이에 그런 내력이 있다는 정도는 알아둘 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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