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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기후변화와 문화재, 뜬구름 잡을 여유가 없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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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라는 말이 처음 등장하던 무렵에는 기후위기라는 말이 선호된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러다가 기후변화라는 말이 대세를 점거한 까닭은 첫째 장구한 역사 흐름에서 작금의 현상이 비단 오늘만의 문제가 아니며 그에 따른 변화가 모름지기 위기만은 아니라는 판단에서 비롯한 것이 아닌가 나 나름으로는 생각해본다.

인위가 짙게 반영되기는 했지만, 또 의도하지 않은 생활패턴 변화가 부른 현상이라는 측면이 강하기는 하지만 기후변화와 맞물려 한반도 생태환경 역시 급속한 변화를 맞았으니 개중 하나가 전국토의 밀림화다.


간당간당 초간정. 권덕열 선생 제공. 이하 사진 출처 같음



이 밀림화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내가 쉬 가늠은 못하겠지만 단 하나는 분명하다.

이런 밀림은 단군조선 이래 쵝극성을 구가한다는 사실 이것이다.

내 고향만 해도 내가 뛰어놀며 토끼를 잡으러 다니며 도라지 캐서 옺일장 시장에 팔아먹던 시절은 온데간데 없으니 그 자리는 수풀이 온통 우거진 밀림이 되고 말았다.

이 밀림화가 고건축엔 치명적인 위협이 되고 있으니 수백년 견딘 유산도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만들어버릴 판이다. 이미 그래서 낙산사가 홀라당 날아가고 최근만 해도 안동 산불에 병산서원 만대루가 날아갈 뻔하고 홍성 산불엔 오백년 견딘 금당이 잿더미로 변할 뻔했다.


초간정



지금은 물난리로 아우성이지만 내년 봄엔 우리는 또 산불과 싸워야 한다. 등산객 담배 추방하고 논두렁 못태우게 한다 해서 해결할 문제 아니다.

이러한 기후변화 생태변화에 우리 유산은 어찌 대처하는가? 내 보기엔 그 문제를 당국이 도외시하는 것도 아니요 입으로는 그 대처를 떠들기는 해도 다 뜬구름 잡는 얘기라 유네스코 무슨 대응방안이라 갖다놓고 하는 짓 뿐이다.

스프링쿨러? 산불에 그것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화마 위협하는 병산서원 고산사 바라보며 생각했지만 저런 사태엔 아주 건물 전체를 불연성 갓빠로 다 덮어 씌우거나(이 방식 일부에선 시도되지 않나 하는데) 아예 건물 전체를 물에 담가버리거나 안전한 곳으로 일단 대피케 하는 방식까지 강구해야 한다고 나는 본다.

다 옮기자. 왜 못 옮기는가? 그것이 여의치 않음 일단 해체하자. 왜 못하는가?


위험천만 초간정



이번 집중호우에 거센 물길이 초간정을 들이치는 장면을 목도하고는 이런 생각을 나는 더욱 굳히게 되었다.

초간정이 위험하면 일단 전체를 옮기든가,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일단 해체해서 건축 부재들을 탈출케 해야 한다.

시간 없다. 기후변화 대응책이라며 외국 지침서 외국사례 연구 다 좋으나 우리가 궁극으로 디디고 선 데는 지금 이곳이다.

이 문제가 정말로 심각하다는 절박으로 우리 스스로를 포박할 때다.

한가롭게 무얼 사적 국보로 지정하는 하는 전근대 놀음으로 날을 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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