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그 속내야 복잡다기하기 짝이 없겠지만 문화재행정이 특히 문제가 되는 지점은 점이 아니라 면面 단위이며, 이 지점에서 다른 부문과 문화재는 끊임없는 갈등을 야기한다.
문제는 그 중대성이 하도 커져서 이제는 국토재편 국토개조와 맞물리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며 더 하나 분명한 점은 그런 경향은 더욱 가속페달을 밟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사적이니 명승이니 천연기념물이니 하는 면 단위 문화재를 대상지로 떠올리겠지만 이것도 새로 대두하는 문화재 행정 재편이라는 영역에서는 한 줌 모래에 지나지 아니하는 점 단위 지역이다.
문화재 스스로도 그런 움직임이 없지는 않지만 이제 문화재 행정도 더 넓은 광야를 개척해야 하는 시대다. 이른바 지구단위 계획이 대표적이지만 국가 차원의 국토재편 국토개조라는 쓰나미에 밑도끝도 없는 국민정체성 운운하며 당랑거철하는 작금의 체세방식으로 살아갈 수는 없다.
문제는 이런 시대흐름에서 이쪽 업계는 무엇으로써 재무장을 하며 어떤 방식으로 돌파하느냐 아니겠는가?
간단하다. 능력이 안 되면 능력을 빌리면 되는 것이요, 그를 통해 그렇게 영입한 사람들을 내편으로 삼을 것이며, 그렇게 번 시간 나는, 그리고 우리는 그들을 통해 지금까지의 나와 우리를 포맷하고선 그런 새로운 시대흐름에 맞추어 새옷을 갈아입어야 한다.
우리집 거실에선 아들놈이 채집해 놓은 각종 곤충이 시끄럽게 울어댄다.
저 채집통에 갇혀 애타게 울어대는 방앗개비랑 작금 이 업계가 다른 점이 무엇인가?
맨 똑같은 놈이 삼십년 사십년 전문가로 행세하며 맨 똑같은 소리 싸지르는 일이 지겹지도 않은가? 왜 문화재는 언제나 저 광활한 국토재편 국토개조에서 다른 놈들이 만들어 던진 것을 막느라 허겁지겁해야 하는가?
왜 우리는 우리 스스로 문화재를 빌미로 하는 국토개조 국토재편안을 던지지 못하는가?
알량하고 또 내실 따져봐도 한 줌도 안되는 역사지식 고고학 파편 고건축 대팻밥으로 그게 무슨 대수가 되는양 그걸로 전문가연하고, 그런 당랑거철 전법이 통하지 않으면 권력자 몇명에 기대고 또 특정한 종교집단 바짓가랑이 부여잡고 읍소하는 일은 그만 해야지 않겠는가?
우리는 왜 우리 스스로 국토를 재편하고 개편하지 못하는가? 부끄럽지도 않은가?
반세기 지나도록 문화재가 배출한 국토재편 전문가 도시계획 전문가 한 명 없다는 게 슬픔을 넘어 분노스럽지 않은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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