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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미록을 보면,
꿩 대신 닭을 쓴 정황이 몇 번 보인다.
일단, 닭은 꿩에 비해 숫자상 상대가 안된다.
특히 겨울이 되면 꿩은 며칠에 몇 마리씩 들어온다.
숲에 낙엽이 떨어지면 매사냥 철이 시작되는 것이다.
대체로 겨울엔 꿩 사냥이 활발했고
이 시점에서는 꿩이 주요한 단백질 공급원이 된 것으로 보인다.
부북일기에는 한 번 꿩 사냥을 나가면 수십 마리에 심지어 백 마리 넘게 잡아 들어오는 경우도 있었는데
쇄미록은 한 번 꿩사냥을 나가면 많아 봐야 서너 마리이다.
부북일기쪽은 도대체 뭘로 꿩을 잡았는지 모르겠지만,
쇄미록 쪽이 더 현실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아무튼 꿩이 조선시대 내내 닭보다 더 많이 소비된 것은 이전에도 한 번 이야기한 바 있다.
그런데 닭은 의외의 시점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바로 꿩 사냥이 안되는 시기에 꿩 대신 닭으로 이를 잡아 먹는 것이다.
수량의 측면에서는 꿩을 당할 수 없지만
꿩은 어디까지나 야생동물을 사냥하는 것이므로 항상 잡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문제가 있겠다.
특히 여름철에는 닭을 더 많이 쓰는것 같다.
숲이 우거져 꿩을 쉽게 잡기 어려워서 아닐까.
조선시대에 꿩이 먼저일까 닭이 먼저일까 생각해 보면,
쇄미록 기록을 유심히 보면,
닭은 꿩의 보조적 역할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다.
꿩 대신 닭이라는 속담이 그냥 생긴 것이 아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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