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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노년의 연구

나란히 묻힌 남자 둘

by 신동훈 識 2025.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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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스문명 최초로 드러난 부부합장

 
무덤 안에 두 명이 나란히 누워 부부나 연인으로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남자 두 명이더라

라는 이 황당한 이야기는 생각보다 그 사례가 드물지 않다. 

물론 같이 묻혔다고 해서 꼭 이 두사람이 동성 연인이 아닐 수도 있다. 

발굴 유해에 대한 해석에는 종종 발굴자, 연구자의 개인의 편향이 강하게 투영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도 그런 부분이 선입견을 만든다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이렇게 두 명 분 인골이 발견되면 남성과 여성을 구분 못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특히 골반 모양을 보면 피장자 성별을 상당히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데, 

이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은 유해가 온전하지 않아 골반이 별로 남아 있지 않거나 

골반뼈가 남성과 여성 중간쯤에 애매한 모양일 경우, 

이 두 가지가 문제가 된다. 

이런 경우 DNA를 분석하면 성별 구분이 가능하다. 

대개 모계 DNA는 남성과 여성이 모두 보유하고

부계 DNA는 남성만 지니기 때문에, 

부계DNA 유무를 확인하면 남녀 구분이 쉽게 가능하다. 

이것 자체는 대단한 기술은 아니다. 
필자의 경우도 예전에 인도 라키가리 작업에서 비슷한 경우가 있었는데 

인더스 문명권에서 나온 무덤은 대개 단장單葬으로 여러 사람이 같이 묻힌 경우, 

특히 부부합장이 극히 드물다. 

예전에 한 번 두 사람이 같이 묻힌 뼈가 나와 인더스 문명 최초의 부부합장묘라 해서 난리가 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나중에 인류학자가 이를 감정하고는 둘 다 남성이라는 판정을 하여 김을 다 빼놓은 일이 있다. 

필자의 연구진이 라키가리에서 아마도 부부인 듯한 두 사람 인골이 함께 묻힌 무덤을 찾았는데

이것이 아마 필자가 알기로는 인더스문명권에서 최초로 보고된 부부합장묘였다. 

이 발견은 이미 출판되어 학계에 보고하였고 

몇몇 해외 언론도 다룬 바 있었다. 

이 케이스는 골반뼈로 남성 여성이 너무 확실히 구분되어 

구태여 DNA를 검사할 필요도 없었다.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6172592/

A young couple's grave found in the Rakhigarhi cemetery of the Harappan Civilization - PMC

Abstract The Harappan Civilization, one of the earliest complex societies in the world, flourished on the Indian subcontinent. Although many additional Harappan settlements and cemeteries have been discovered and investigated, no coupled burials at Harappa

pmc.ncbi.nlm.nih.gov

 
국내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해외 논문에는 자주 인용도 되는 편이며 

발표 당시에는 해외언론 반응도 꽤 뜨거웠다. 

기록을 위해 남겨둔다.

아래는 BBC.

https://www.bbc.com/news/world-asia-india-46806084?fbclid=IwAR0UyI9W4nwPPH8FJbe5MKRPINwxzNXa5YQlVTFmsf0VzSsmkivmRbW562Y

Harappa grave of ancient 'couple' reveals secrets

We get a glimpse into the story behind a rare 'couple's grave' from the ancient Harappan civilisation.

www.bbc.com

 
다음은 CNN.

https://edition.cnn.com/2019/01/10/health/harappa-grave-couple-india-scli-intl/index.html?fbclid=IwAR0cZa0NrSnKoRnAOA9Evm8hp00qnefiwFXjRZp2v8HaWAH6_u6gReosaS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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