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랑과 임나일본부는 그 역사적 실체를 차치하고서 우선 그 성격을 보면 한반도 침탈 외세의 식민병참기지다.
적어도 그것이 남은 흔적으로만 보면 그렇다.
그 침탈 주체로 낙랑은 중국(한~서진)이요, 임나일본부는 일본(정확히는 왜)이다.
그런 까닭에 이에 대한 상세한 사정은 저들 침탈 주체의 시각에서 그들의 기록에 상세히 남았으며, 그에 견주어 그 침탈 객체인 한반도 관련 기록에서는 실은 거의 종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삼국사기를 기준으로 보면 낙랑은 차라리 흔적이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고, 임나일본부는 흔적조차 없다.
이 둘을 보는 지금의 시각은 지극히 파시즘적이다.
한데 이 파시즘적 내셔럴리즘이 보는 시각은 왕청나게 다르다.
이 主義에 낙랑은 메시아라, 그 실체는 전연 의심치 아니하고, 그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그것은 후진적인 한반도에 선진적인 중국 문명이 유입하는 개항지다.
이에 힘입어 그 중심지라는 소위 평양 일대 주변을 제외한 동시대 한반도 다른 지역을 볼짝시면, 명백히 낙랑 수입품하거나, 혹은 그 흔적이 농후한 유물(유적은 아예 없다!!!!)이 달랑 몇 점 보일 뿐인데도 그것을 침소봉대하기에 여념이 없다.
아무도 낙랑의 실체를 의심하지 않으며, 아무도 그 영향의 크기를 의심하지 않는다.
반면, 임나일본부는 그것이 상륙하는 순간 강력한 외세가 되어 지난 100년의 한국 역사학은 그 존재의 말살에 여념이 없었으니, 그리하여 지금은 적어도 한반도인 중에 그 존재를 인정하는 사람은 없다.
두 개의 식민지를 바라보는 시각은 이리도 다르다.
그 저변에서 나는 파시즘적 내셔널리즘 말고도 짙은 중화주의 흔적과 짙은 왜국 멸시주의를 본다.
중국이라면 사족을 쓰지 못한 다산과 일본이라면 시종 멸시한 다산, 둘의 다산이 착종하는 공간이 저 낙랑과 임나일본부다.
(2017. 10. 2)
***
물론 낙랑의 경우 역시 그것이 외세라 해서 단재 신채호 이래 이른바 강렬한 민족주의 계열 역사학에서는 그 자리를 평양 중심 지금의 한반도 북쪽이 아니라 만주 쪽으로 내치면서 두 가지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했는데 첫째 한반도는 어케든 한민족 고유의 영토로 지키는 한편 만주와 요동 일대는 잃어버린 고토古土로서 언젠가는 한민족이 회복해야 할 땅이라는 인식 심기가 그것이다.
민족주의 역사학이 결코 주류 자리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그것이다.
다만 하나 조심해아 할 점은 저와 같은 골격을 유지하는 학파를 향해 이른바 강단사학이 그들을 내셔널리즘으로 무장한 집단으로 폄훼하기에 여념이 없다는 사실이니, 그네들 역시 철저한 내셔널리즘에 기반한 국사國史를 구축한 흐름에 속한다.
그러면서 그네들은 짐짓 랑케주의 실증주의 역사학을 내세우며 우린 억지 주장은 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 주의에서 단재와 위당은 재야사학의 원흉으로 둔갑한다. 그들이 곤혹스런 점이 이것이다. 이 모순을 해결하고자 그네들이 내세운 논리는 독립운동의 방편으로서의 단재 역사학이니, 그걸로 그네들 식민성을 덮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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