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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내시들의 우두머리 尙膳(상선)

by taeshik.kim 2019.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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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 중 가장 출세한 중국 명나라 때 환관 정화

조선시대 사극이 안방극장을 범람하면서 그 시대 내시 관직으로 젤로 익숙한 이가 이 상선이 아닌가 한다. 상선을 보면 나이 지긋하고, 그러면서도 내시 직급 중에서는 아주 혹은 젤로 높은 존재로 등장하곤 한다. 


그렇다면 尙膳이란 무슨 뜻인가. 


이 점이 궁금했다. 이를 해명하기 위한 전제 조건은 우선 이 말이 동사+목적어 구조라는 점이다. 그러니 이는 膳을 尙하다는 뜻이다. 이런 동사구가 그대로 명사구로 전환해 고유명사로 굳어졌다. 


尙을 해명하기 전에 우선 膳을 《강희자전康熙字典》에서 보면 다음과 같다.


《唐韻》常衍切 《集韻》《韻會》《正韻》上演切,音善。《說文》具食也。《徐曰》言具備此食也。庖人和味,必加善,胡从善。《韻會》熟食曰饗,具食曰膳。《周禮》鄭註:膳之言善也。今時美物曰珍膳。《前漢·宣帝紀》其令大官,損膳省宰。《註》膳,具食也,食之善者也。

又牲肉也。《周禮·天官》膳夫掌王之食飲膳羞。《註》膳,牲肉也。

又《廣韻》食也。《禮·文王世子》食下問所膳。《註》問所食者。

又《博雅》膳,離也。

又官名。《釋小雅》仲允膳夫。《箋》膳夫,上士也。掌王之飮食膳羞。

又《韻會》亦作善。《莊子·至樂篇》具太牢以爲善。

又《廣韻》《集韻》《韻會》《正韻》時戰切,音繕。義同。 《集韻》或作饍。

考證:〔《正韻》膳之言善也。今時美物曰珍膳。〕 謹按二句出周禮天官敍官註,不始於正韻,謹改正韻爲周禮鄭註。〔《周禮·天官·膳夫》膳夫掌王之飮食膳羞。〕 謹按膳夫二字重出,謹省下膳夫二字。照原文飲食改食飲。


복잡다단하지만 간단히 추리자면 膳은 식사다. 하지만 이 글자를 자주 善으로 새기는 것을 보면 식사 중에서도 최고급이다. 이런 최고급은 대체로 최고 권력자가 독점하므로 대체로 膳은 식사 중에서도 왕한테 바치는 식사를 말한다. 이를 요새 흔히 '반찬 선'이라 새기지만 이는 한국에서만 통용하는 소위 국자國字다.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조내관


 

膳은 바로 이런 의미에서 이 글자를 활용한 관직이 후대에 무수히 등장하게 되거니와 《주례周禮》에 보이는 膳夫(선부)가 대표적이다. 선부란 관직 중의 하나로서 바로 임금의 식사를 관장하는 자는 말한다.


그렇다면 은 무엇인가? 같은 《강희자전》 풀이다.


《唐韻》《集韻》《韻會》時亮切 《正韻》時樣切,音上。《說文》曾也,庶幾也。从八向聲。《爾雅註》郉昺曰:尙,謂心所希望也。《詩·小雅》不尙息焉。《書·大禹謨》爾尙一乃心力。

又《廣韻》加也,飾也。《論語》好仁。 無以尙之。《詩·齊風》充耳以素乎而,尙之以瓊華乎而。

又崇也,貴也。《禮·檀弓》夏后氏尙黑,殷人尙白,周人尙赤。

又主也。  司進御之物者皆曰尙。《漢官儀》尙食,尙醫,尙方等是也。

又尙書,主大計。

又《增韻》尊也。《詩·大雅》維師尙父。《註》太公望,太師而尊爲尙父者也。

又猶也。《詩·大雅》雖無老成人,尙有典。

又娶公主謂之尙。言帝王之女尊,而尙之,不敢言娶。《前漢·王吉傳》娶天子女曰尙公主,娶諸侯女曰承翁主,尙承皆下之名。一曰配也。《司馬相如傳》卓王孫自以使女得尙司馬長卿晚。《註》尙,配也。義與尙公主同。

又《易·泰卦》得尙乎中行。《註》謂合乎中行之道也。

又奉也。《司馬相如·長門賦》願賜問而自進兮,得尙君之玉音。

又矜伐也。《禮·表記》君子不自尙其功。

又姓。戰國尙靳,唐尙衡。

又與上通。《詩·魏風》上愼旃哉,猶來無止。《註》上猶尙也,言愼之可以來歸,無止於彼也。《尚書序》尚者,上也。言此上代以來書,故曰尚書。

又叶辰羊切,音常。《詩·大雅》肆皇天弗尚。叶亡方。


尙은 이처럼 쓰임이 매우 다양한 말임을 알 수 있으니 그것을 추리자면, 

 

1. 부사로서는 '일찌기' '여전히' 

2. 동사로는 높이다 귀하게 여기다 관장하다 

3. 형용사로서는 높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이 중에서 관건은 동사로서의 쓰임새이니, 그 풀이에 보이는 말로써 우리가 눈여겨 볼 것이 바로 다음 구절이라, 


又主也。司進御之物者皆曰尙。《漢官儀》尙食,尙醫,尙方等是也。


내시 김계환과 그 일족 공동묘지



이를 옮기면 다음과 같다.


또 주관한다, 관장한다는 뜻도 있다. 임금한테 바치는 음식을 관장하는 일은 모두 尙이라고 하니 《한관의漢官儀》에 보이는 상식(尙食)이며 상의(尙醫)며 상방(尙方)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에서 보면 尙食은 食을 관장한다. 尙醫는 醫를 관장한다, 尙方은 方을 관장한다는 뜻이니, 말할 것도 없이 상식은 궁중 요리사, 상의는 궁중 의사 요즘으로 치면 대통령 주치의, 상방은 이 경우 方은 工에 가까우니 각종 기물을 만드는 일을 관장한다는 뜻이다.


우리가 지금 관심 있는 尙膳은 바로 이에 해당하는 말이다. 다시 말해 상선은 임금한테 올리는 음식을 관장한다는 동사가 그대로 관직으로 진화한 명사구다.


따라서 상선에 대한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사전의 다음 설명, 


조선시대 내시부(內侍府)의 종2품 관직. 

상이라 함은 주존(主尊)의 뜻으로 임금의 물건을 주관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궁중에서 식사에 관한 일을 맡아 보았다. 환관(宦官)으로 임명되었으며, 정원은 2인이다.


참고문헌

『경국대전(經國大典)』

『역주경국대전(譯註經國大典)-주석편(註釋篇)-』(한우근외,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6)


그리고 '한국고전용어사전'의 다음 설명


① 조선 시대 내시부(內侍府)에 소속된 종2품 관직. 본래 상(尙)이라 함은 주존(主尊)의 뜻으로서 임금의 물건을 주관한다는 의미를 가짐. 이들은 궁중에서 식사에 관한 일을 맡아 보았으며 정원은 2인이었음. 주로 환관(宦官) 중에서 임명되었음. ② 조선 말기, 내시사(內侍司)의 한 벼슬. ③ 대한제국 시대 경효전(景孝殿)·홍릉(洪陵) 등에 두었던 주임(奏任) 벼슬.


용례

㉠ 명하여, 내관 김순손의 문에 정표하고 ‘직신’이라 호칭하게 하였다. 순손이 폐조 때에 풍간하다가 피살되었는데, 상이 매우 아름답게 여기어 예조로 하여금 포장하는 법전을 거행하게 하였다. 예조가 2품직을 추증하며 정문하고 복호하기를 청하였기 때문에 이 명령이 있었다. 이어 상선으로 추증하였다. ; 命㫌內官金舜孫之門 號曰直臣 舜孫在廢朝時 以諷諫見殺 上深嘉之 令禮曹擧褒獎之典 禮曹請追贈三品職 㫌門復戶 故有是命 仍追贈尙膳 [중종실록 권제11, 66장 뒤쪽, 중종 5년 7월 28일(임오)] 


㉡ 내시사에서는 임금의 음식을 살피고 지시를 전달하며 대궐문을 지키고 청소하는 일을 맡는다.<액정서, 배설방, 의장이 포함된다.> 지사 1원,<내시 중에서 품계가 높은 사람으로 임명한다.> 상선 이하 교대없는 수궁과 각 차비관에 이르기까지는 필요와 때에 따라 늘이거나 줄이며 배설하는 여러 가지 임시 처소는 옛 규례대로 액정서에서 궁내부에 글을 올려 참작하여 시행하도록 한다. ; 內侍史掌減膳傳令守門掃除<掖庭排設儀仗竝> 知事一員<內侍中秩高人爲之> 尙膳以下 至長番守宮及各差備 隨所用因時加減 排設之 各項幕次 依古例掖署手本于宮內府 以爲參酌施行 [고종실록 권제32, 26장 앞쪽, 31.7. 22] 

 

㉢ 고종 광무 2년에 경효전에 제조 4원,<칙임이다.> 영 1원, 사승 3원,<모두 판임이다.> 상선 2원<주임이다.>을 두었다. ; 今上光武二年 景孝殿置提調四員<勅任> 令一員 祀丞三員<幷判任> 尙膳二員<奏任> [증보문헌비고 직관고 권제25 경장관제 경효전]


[네이버 지식백과] 상선 [尙膳] (한국고전용어사전, 2001.3.30,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이를 보면, 뭔지 모르게 앙코가 빠진 느낌을 준다. 저런 설명이 썩 본질을 벗어나거나 틀렸다고 하고는 힘들어도, 중대한 본질이 빠지지 않았나 하는 느낌을 지울 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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