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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계절의 노래(52)
모란꽃을 아끼며 두 수[惜牡丹花二首] 중 첫째
[당(唐)] 백거이(白居易) / 김영문 選譯評
계단 앞 붉은 모란
애달프게도
저녁 되니 두 가지만
시들었구나
내일 아침 바람 불면
모두 질 테니
밤에 아껴 그 시든 꽃
불 비춰 보네
惆悵階前紅牡丹, 晚來唯有兩枝殘. 明朝風起應吹盡, 夜惜衰紅把火看.
(2018.05.31)
꽃이 시들까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석화(惜花)’다. 백거이는 계단 앞에 만발한 모란 중에서 저녁 무렵 두 송이가 시들자 내일이면 그 시든 꽃잎이 모두 떨어질까 근심한다. 그러고는 밤중에 횃불을 밝혀들고 꽃을 아끼며 감상한다. 진실로 꽃 중독자라 할 만하다.
오대(五代) 왕인유(王仁裕)의 『개원천보유사(開元天寶遺事)』에 의하면 당나라 궁궐에서는 꽃을 오래 보기 위해 꽃나무 가지에 줄을 매고 방울을 달아 새가 날아오면 줄을 당겨 새를 쫓았다고 한다.
중국 현대 루쉰(魯迅)은 “금침 위나 나막신 아래 떨어진 꽃 애달파서,/ 대나무로 울을 엮어 꽃핀 나무 보호한다(墮裀印屐增惆悵,/ 揷竹編籬好護持)”라고 읊었다.
하지만 열흘 붉은 꽃은 없다(花無十日紅)는 말처럼 빛나는 꽃 시절은 금방 지나간다. 그것은 인간의 짧은 청춘을 비유하는 메타포로도 쓰이면서 우리의 마음을 애달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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