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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

이쑤시개 쑤시며 완성한 명작



한시, 계절의 노래(46)


잠 못 이루다[不眠] 


[송(宋)] 조여수(趙汝燧) / 김영문 選譯評 


이빨 쑤시며

새 시구 찾아


붓을 적셔 

쪽지에 쓰네


읽어보니

성근 곳 드물어


기쁨에 겨워

잠 못 이루네


刺齒搜新句, 濡毫寫短箋. 讀來疏脫少, 歡喜不成眠.


중당(中唐) 유명한 시인 가도(賈島)는 어느 날 이응(李凝)의 은거처에서 시를 썼다. 그 중에 이런 구절이 있다. “새는 못 가 나무에서 잠들고, 스님은 달빛 아래 문을 두드린다.(鳥宿池邊樹, 僧敲月下門.)”(「이응의 은거처에 쓰다題李凝幽居」) 그런데 ‘두드린다(敲)’를 ‘민다(推)’로 쓰는 게 더 좋아보였다. 가도는 고심을 거듭했다.


그날도 나귀를 타고 ‘밀까 두드릴까(推敲)’를 고민하다가 문단의 거두 한유(韓愈)의 행차가 다가오는지도 몰랐다. 한유도 가도의 고민을 듣고 한참 동안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다. 마침내 그는 “스님은 달빛 아래 문을 두드린다(僧敲月下門)”로 확정해준다. 이것이 퇴고(推敲)라는 단어의 유래다. 가도가 고음시인(苦吟詩人)으로 불리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가도 정도는 아니더라도 글을 쓰는 사람은 누구나 좋은 문장을 얻기 위해 고심하기 마련이다. 고심할 때의 습관도 여러 양상을 보인다. 나는 어릴 때 글을 쓰면서 연필을 물고 생각에 잠긴 적이 많다. 어떤 친구는 손톱을 물어뜯기도 했고 머리칼을 잡아 뜯기도 했다.


진(晉) 육기(陸機)도 자신의 명편 「문부(文賦)」에서 “더러는 목간(木簡) 잡고 주저 없이 써내려가다, 더러는 붓을 물고 막연하게 앉아 있네(或操觚以率爾, 或含毫而邈然)”라고 했다. 이 시의 작자 조여수는 이빨을 쑤시며 시구를 찾는다고 했다. 양태는 조금 다르지만 비슷한 습관인 셈이다. 


컴퓨터로 글자를 쳐 넣는 지금은 어떻게 할까? 나는 깜박이는 커서를 멍하니 바라본다. 그러다가 만족할 만한 문장을 쓰게 되면 그곳을 검게 블록으로 잡아놓고 반복해서 읽으며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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