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漢詩 & 漢文&漢文法

친구 죽었다 슬퍼한들 뭘 어쩐단 말인가?



낙천이 보내준 미지·돈시·회식 세 사람이 떠났음을 슬퍼하는 시를 보고서는 모두가 교분이 깊었던 사람들이라, 이 시를 지어 부친다[樂天見示傷微之敦詩晦叔三君子皆有深分因成是詩以寄] 


[唐] 유우석劉禹錫(772~842) 


떠난 친구 탄식한 그대 절구 두수 읊어보다

나 또한 마음 울적해져 시 한편 지어보네


세상엔 친구 줄었다 부질없이 놀라고

문집엔 제문만 많아졌다는 걸 알았네   


봄날 숲에선 새 순이 묵은 순 떨쳐내고 

흐르는 물 앞 물결이 뒷물에 밀리는 법 


예부터 지금까지 이런 똑같은 일로 슬퍼하니

거문고 들으며 눈물 쏟은들 뭘 어쩐단 말인가 


吟君嘆逝雙絶句, 使我傷懷奏短歌. 世上空驚故人少, 集中惟覺祭文多. 芳林新葉催陳葉, 流水前波讓後波. 萬古到今同此恨, 聞琴泪盡欲如何.  



제목에 들어간 見示견시란 보라고 보내주다, 알려주다는 정도로 풀 수 있으니, 친구 백낙천 곧 백거이가 친구들 죽음을 슬퍼한 시 두 편을 지어 보라고 보내줬다는 것이다. 深分심분이란 깊은 정분 혹은 우정 정도이니, 남자들 관계라 후자로 보는 편이 좋다. 


嘆逝탄서란 액면대로는 사라져감을 탄색한다는 정도이니, 이 경우는 친구들의 이른 죽음을 의미한다. 그런 까닭에 세월이 빠름을 말한다. 傷懷상회란 복합동사로 상심傷心하다로 보면 대과가 없을 것이다. 芳林방림이란 봄날을 만난 수풀을 말한다. 


제목에 보이는 미지微之는 원진元稹(779~831)이고, 돈시敦詩는 최군崔群(772~832)이며, 회숙(晦叔)은 최현량崔玄亮(768?~833)이다. 이름이 아니라 字로 불렀다. 몰년을 보면 이들은 831년부터 833년까지 차례로 세상을 떴다. 따라서 이 시는 개중 가장 늦은 833년에 최현량이 죽고 난 다음에 썼음을 알 수 있다. 


그렇게 교분이 남달랐던 동지들이 차례로 죽으니 백낙천과 유우석도 감발하는 바가 없겠는가? 




이들이 활약한 중대 말기 당시唐詩는 이백과 두보가 떠난 뒤 또 한 번 르네상스를 구가하거니와, 이백과 두보 시대가 그러했듯 이 시대에 들어 정치사회경제 제방면에서 당조는 급격히 쇠락의 길로 접어들고 만다. 아직 절도가 시대가 본격 개막하지는 않았지만, 곳곳에서 균열을 내는 중이었거니와, 


그러는 와중에 특히 유우석은 그런 현실을 개혁하겠다고 쿠데타나 다름 없는 정변에 주역으로 뛰어들어 혁명을 꿈꾸었으나, 그의 꿈은 불과 145일만에 허무하게 막을 내리고, 그 자신은 물경 23년인가를 헤아리는 유배로 점철한다. 


유우석은 자신의 꿈과 이상, 그리고 개혁 방향을 죽을 때까지 단 한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죽을 때까지 투사였고, 죽어서도 투사였다. 


친구들이 자꾸 죽어간다 낙천이 자네는 상심하지만, 우주삼라만상은 그렇게 흘러왔으니, 무얼 그리 상심하는가 하지만, 나는 이런 선언 뒤에 숨은 유우석의 파토스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