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한국사 키워드는 문명에의 희구이다.
문명에 대한 동경이 없는 사회가 어디에 있겠냐마는
한국사 역시 독특한 방식으로 문명에의 희구가 그 역사에 흔적을 남겼다고 본다.
예를 들어 고려도경을 보면
당시 고려 지식인 층이 송대 사대부사회에 대해 가지고 있던 강렬한 존경심을 본다.
필자 역시 송대야말로 동양사가 세계사에서 찬란히 빛을 발하던 시대였다고 이 시대를 정말 높게 평가하는 지라
고려시대 당시 지식인 층이 송대 사회에 대해 가지고 있던 존경심을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것이 바로 문명에의 희구일진데-.
이러한 문명에의 희구가 한국사의 전개과정에서
자기 보호를 위한 철저한 고립을 항상 가로 막았다.
한국사의 전개에서 항상 보이는 고립과 개방의 끊임없는 충돌이야말로,
자기 문명을 보호하기 위해 고립을 선택해야 한다는 주장과
문명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개방해야 한다는 주장 사이의 갈등으로 나타났다고 할 수도 있겠는데,
2차대전 이후 한국이 갖게 된 친미적 경향도 비슷하게 볼 수 있는 측면이 있어,
한국 내에 형성된 친미적 경향은
단순히 힘쎈 국가에 대한 굴종 내지는 종속과는 약간 결이 다르다고 본다.
이건 한국사에 수천년 동안 내재되어 있는 문명에의 동경이 상당히 발동한 결과라고 보는데,
한국 내 친미주의가 미국 문명에 대한 강렬한 동경을 바탕에 깔고 있고,
이 문명을 닮고 싶다는 충동, 이 문명에서 떨어지고 뒤쳐지면 안 된다는 조바심,
그리고 이 문명과 거의 방불하게 되었다는 자부심 (사실 이것이 21세기 판 소중화이다)
이런 한국인의 생각들까지 이어졌다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은 우리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고려시대 고려도경에 나와 있는 고려 사대부들의 의식,
조선시대의 소중화 의식까지도 연결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고 본다.
그래서 우리 역사를 규정하는 네 번째 키워드로 필자는 "문명에의 희구"를 들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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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의 세 번째 키워드: Self-Govern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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