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탑리 오층석탑 아시바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이 왜 불이 났는지, 그야 추후 진행할 원인 조사에서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내리라고 보고, 그런 가운데서도 느닷없이 아시바가 그 주범처럼 지목되어 일단은 분풀이 대상이 되어 두들겨 맞는다.
아시바..あしば라 발음하고 그에 대한 일본식 한자어는 足場이라 쓴다. 아시가 다리 몽댕이 할 때 그 다리요, 바는 は이니 곳, 장소라는 뜻이니 곧 발을 딛는 곳이리라. 한데 이 말이 토목건설현장으로 가서는 가설 비계를 의미하거니와, 이 아시바가 느닷없이 화마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하니 이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뭐 들리는 말로는 첨탑 보수를 위해 세운 아시바가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나 어쨌다나? 아시바 자체가 불을 낸 것은 아닐진대, 마치 그것을 화재 원인인양 거론한다.
물론 아시바가 보도대로 이미 붙은 불을 더욱 부채질하는 원인이 되었을지는 모르지만, 노트르담 대성당은 그 구조로 보건대 목조 구조물인 지붕 천장 일대는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번 화재를 보면서 의외인 점은 첨탑이다. 나는 저 첨탑이 대부분 금속제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이번에 보니 목재가 대부분이었다. 지붕 역시 언뜻 보기엔 토석제 같지만, 이번에 보니 완연한 목조다.
많은 이가 석조건물인데 왜 불이 나느냐 하는 반응이니, 나 역시 그에서 크게 다른 점은 없다. 다만, 겉으로는 석조로 보이는 서양건축물이 상당 부분 목조라는 사실은 유념해도 좋다고 본다.
연기 색깔을 주목하라
또 한 가지 유념할 점은 이번 참사로 인한 연기를 보니, 굉장히 깨끗하다는 사실이었다. 화학합성물을 건축부재로 안썼다는 증거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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