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
소위 중세풍을 간직했다 해서 우리가 찬탄해 마지 않은 유럽 도시
그런 대표 중 하나로 꼽히는 이탈리아 베네치아다.
일단 속내는 무시하고 그 겉모습만으로는 찬탄을 자아내는
저 무수한 건물채를 버틴 힘은 무엇인가?
단 한마디로 족하다.
아시바(あしば, 足場)
다. 저 무수한 건물채를 버틴 힘이 아시바임을 인류는 기억이나 하려나?
어딘지 알 필요없다. 안다 해서 내 논지에서 벗어나는 것도 아니니깐 말이다. 베네치아인 듯한데 아리까리 아리숑숑하다.
뭐 유럽이라 해서 이렇다 할 커다란 보존기술이 따로 있어, 소위 저런 중세풍 건물이 즐비한 것은 아니다. 무엇이 이를 지탱케 하는가?
이른다.
아시바다.
첫째도 아시바, 둘째도 아시바, 셋째 넷째 열번째도 아시바가 있을 뿐이다.
저들 건축물이 무에 용가리 통뼈라고, 무에가 특별나서 살아남았겠는가?
이른다.
아시바다.
아시바 없이는 인류 문명도 없다.
인류문명 켜켜한 온축은 오직 아시바의 온축蘊蓄에서 말미암을 뿐이다.
이곳저곳 갈라지고 터지고,
자빠지고 넘어지고
그 켜켜한 상처를 오직 아시바가 보듬어 안을 뿐이다.
피렌체다. 우피치미술관이다.
보다시피 이곳에도 아시바가 즐비하다. 이탈리아는 전 국토가 아시바 천국이다.
최소 수백살은 더 먹은 것들이 썩어 문드러지니 방법이 있겠는가?
땜질에 땜질을 거듭할 뿐이다.
그 무수한 쨈질이 힘이다.
그 무수한 땜질은 오직 아시바가 가능케 했다.
뭐 옛날이라 달랐을 법 한가?
저 아시바에 갇힌 미술품은 미켈란젤로 조각이다.
지금 우리가 보는 미켈란젤로 작품이 진짜 미켈란젤로 작품이라 생각하는가?
맹랑한 소리다.
그것은 무수한 땜질의 역사다. 그 무수한 땜질이 없었으면, 미켈란젤로도 없다.
그것을 지탱케 한 힘이 바로 아시바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결론한다.
미켈란젤로는 아시바다!
노트르담 대성당이 아시바 때문에 화재 피해가 커졌다고?
이 무슨 망발이란 말인가?
노트르담 성당이 물경 850년, 대략으로 천년을 버틴 힘은 오직 아시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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