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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놀고대학생을 다시 기린다

by 초야잠필 2023.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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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고 (혹은 먹고) 대학생은 이전에도 한 번 이야기 했지만, 

대학 4년 내내 공부는 않고 놀아제끼다 졸업한다는 부정적인 측면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사실은 이 놀고대학생이란 후진국이 선진화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출현할 수 밖에 없는 과정이기도 하다. 

"놀고 대학생"이란

고학력 졸업자가 필요한 개발도상국에서 이를 충족하기 위해 수준 미달의 대학을 대규모로 속성으로 증설하고자 할 때 

그 대학안에 자격 미달의 "교수"와 수업 안 듣고 놀아도 졸업하게 되는 "놀고 대학생"이 무더기로 온존하게 되는 현상이다. 

이러한 자격미달의 교수와 놀고대학생은 한국뿐 아니라 일본도 메이지시대를 거쳐 19세기 내내 출현했었고 

20세기 들어와 30년대쯤 되어야 간신히 일본 본토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진정되었다. 

"놀고대학생" 현상은 국가교육의 발전을 매우 전략적으로 구사하고 추진하는 유능한 정부가 집권하고 있을 때 

시민들 스스로의 수준보다 훨씬 앞서 교육제도가 개편되고 발전하여 

그 나라의 교육 수준을 앞에서 선도하여 끌고 갈 때 나오는 현상이다. 

교육수준의 개편이 너무 빠르니 수준미달의 교수와 학생이 그 부실 대학을 채우게 되는 것이다. 

부실이건 뭐건 4년이 지나면 그 대학에서는 대졸자가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일본은 메이지 시대 때 

새로운 근대적 교육제도를 구축하면서 돈도 없고 인력도 없는 진퇴양난의 고비에서 

에도시대부터 존속한 전근대적 교육기관을 대폭 근대적 교육기관으로 전환했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자격미달 학생으로 그 학교를 채웠다.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된 후 불행히도 이러한 "놀고대학생"의 시기가 36년간 없었다. 

묻는다.

일제시대에 "놀고대학생"이 있었는가? 

없었다. 

왜?

도대체 왜 "놀고대학생"은 해방 후 70-80년대에 대량으로 출현하는가. 

"놀고대학생"은 아무 때나 나오게 되는 놈팽이 학생집단이 아니다. 

앞에서 이야기 한대로 매우 유능한 정부가 전략적으로 국가교육제도를 구상하고 초등교육에서 대학교육까지 무더기로 학교를 만들어 놓고는 수준미달이건 뭐건 학생들을 순차적으로 졸업시켜 경위야 어쨌건 16년 교육후 대졸자를 양산하는 "교육 머신"이 작동하기 시작했을 때-. 

바로 그 첫단계에 출현하는 것이 "놀고대학생"이라는 말이다. 

"놀고대학생"의 역사적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놀고대학생"이란 바로 "근대화의 시작"을 알리는 새벽닭 같은 것이다. 


대한민국 놀고대학생의 상징 트윈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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