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쓰는 이글 속의 "놀고대학생"이란 대학이라고 보내놨더니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놀고 먹는 녀석이란 뜻으로 쓴 것이 아니다.
물론 대학생이면서 놀고 먹었으니 "놀고대학생"이라 부른 것은 분명한데,
이 "놀고대학생"이 동아시아에서는 국가적 산업화 시기에 집단적으로 출현한 시기가 있었다.
본인이 원하건 아니건 간에 "놀고대학생"이 될 수 밖에 없던 시대가 존재한다는 말이다.
한국의 경우에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1960-80년대까지, 소위 "우골탑" 시대와 이 "놀고대학생" 시대가 같이 도래했다.
이 두 가지가 함께 포개져 나타나면서 부모가 "소팔고 대학 보내놨더니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기타나 치면서 데모나 하는" 놀고대학생의 이미지가 생겨난것인데-.
사실 대학생이 논 이유는 간단하다.
학교를 가봐야 배울 게 없었기 때문이다.
왜? 몽땅 부실 대학이니까..
그 시절 정말 대학교수 중에는 강의 노트 한 권으로 정년까지 버티는 교수도 있었다.
대학에 가 봐야 배울 게 별로 없었다는 말이 사실이다.
요즘의 물샐틈 없는 강의 계획안도 없고, 그야말로 공부를 하는둥 마는둥 다니다 졸업하면 4년제 대학 학사학위를 받아 사회로 진출하는 그런 시대였다는 말이다.
왜 이렇게 대학이 부실했을까? 당연하다. 고학력자를 무더기로 만들어 내기 위해 자유당 때부터 박정희-전두환 정권에 이르기까지 대학이 설립에 설립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전두환정권 당시 1985년에는 전국 대학생수가 100만 명을 넘어 있었다.
이 말은 해방한 지 30년만에 수십만 대졸자가 매년 사회로 쏟아져 나오는 고도의 지식사회로 한국이 접어들기 시작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4년 내내 놀다가 졸업했더라도 대졸자는 대졸자였으므로.
그런데 동아시아의 근대화의 역사-현대사를 유심히 보다 보면,
바로 이런 "놀고대학생"의 역사는 한국에만 있었던 현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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