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 우리나라 출판물 발행 1위가 무엇이었을까?
바로 족보였다.
우리는 문학 동인지나 잡지나 아니면 이광수 춘원의 소설 아니었을까 싶지만
일제시대 베스트셀러 1위는 대동보였다.
일제시대에도 이미 수십 만을 거느린 대 씨족이 출현한 바
이곳에서 전체 씨족으로부터 수단하여 대동보를 찍어내게 되면
수만 부 판매는 따 놓은 당상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19세기 족보만 해도
씨족에 따라서는 족보에 "서자"라는 딱지를 족보에 떡 하니 붙여 놓고는 하였는데,
20세기 족보에서는 그런 딱지는 전부 사라졌다.
그런 딱지를 붙이다가는 같은 문중 사람들의 항의는 둘째치고,
대동보 판매도 장담 못하기 때문이다.
예나 지금이나 돈처럼 무서운 것은 없다.
대동보나 파보는 틈만 나면 찍어낼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아무리 큰 씨족이라도 공식적으로는 약 60년 내외, 2세대 정도 간격으로 발행되는 것 같다.
필자의 문중에서는 1990년에 마지막 파보가 나왔는데,
그 전 파보는 일제시대인 갑자년에 나왔으니 약 60여년의 간격이 있었다.
그렇다면-.
다음 번 파보나 대동보는 있을까?
1990년 파보의 69년 후라면 2050년인데,
요즘 세상의 변화를 보면 이때쯤 되면
아마도 제사도 사라지고,
대동보도 사라질 것 같다.
요 근대 나오는 대동보가 마지막 대동보가 아닐까?
설마 싶겠지만,
과연 2050년에 대동보나 파보를 찍겠다고 누가 깃발을 들 것이며
깃발을 든다고 수단을 돌려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해 보면
아마 불가능하리라 본다.
따지고 보면 제대로 된 파보나 대동보는
20세기의 현상이었던 셈이다.
그전에도 파보나 대동보는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고
그 후에는 앞으로 원하는 이가 별로 없어 사라질 것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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