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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철의 잡동산이雜同散異

대사헌 송순도 겨우 비집고 들어간 향안鄕案

by taeshik.kim 2023.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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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향안




《연려실기술燃藜室記述》 명종 조 고사본말 송순宋純(1493~1582)에 대한 다음의 기록은 음미할 것이 대단히 많다.

유향소, 향약 연구자에게도 난해한 야사의 이 기록은 정치사회사로 풀어야 답이 있다.


○ 지방 향안鄕案은 반드시 안팎이 사족士族인 자를 가려서 기록하는데, 외족이나 처족이 혹 딴 고을에서 와서 나타나지 않는 이는 비록 좋은 벼슬을 지낸 이라도 향안에 쓰지 못하니, 그 어려움이 홍문록弘文錄이나 이조천吏曹薦보다도 더 하였다.

공은 담양에 살고 그 외가는 남원인데, 현관顯官이 없으므로 향안엔 참여할 수 없었다.

공이 대사헌으로 휴가를 받아 성묘하러 시골에 갔다가 마침 고을 사람이 향청에 모인다는 소식을 듣고, 곧 술과 안주를 많이 장만하여 향청으로 보내며 먼저 친한 사람을 시켜 향로鄕老들에게 말하기를,

“대사헌이 일부러 성찬을 베풀어서 고향의 여러분을 대접한다 하니 물리치면 공손하지 못합니다.” 하니 모두 말하기를, “받아야 한다.” 하였다.

한 노인이 말하기를, “주인을 오게 하지 않을 수 없다.” 하니 모두가, “그러는 것이 좋다.” 하여 사람을 시켜 공을 청하니 사양하다가 마지못해 와서 좌우를 둘러보니, 일찍이 공과 함께 훈도를 지낸 동갑이면서 손위인 노인이 있으므로, 마침내 그 다음 자리에 앉아서 술이 얼근한 뒤에 그 늙은 선비에게,

“대사헌이 이미 이 모임에 참례하였으니 향안에 쓰지 않을 수 없다.” 하고, 드디어 향안을 가져다가 그 이름을 쓰니 그 눈치가 빠르고 꾀가 많음이 이러하였다.


*** Editor's Note ***


독거가 말한 향안은 아래 사전을 참조하라.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62947

 

향안(鄕案)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ncykorea.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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