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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대중스타와 미디어, 수지를 만난 날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8.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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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턴 내가 그날 하루를 시작하는 일상 패턴 중 하나로 내 페이스북 계정에 들어가 우선 '과거의 오늘'을 죽 훑어보는 버릇이 들었으니, 그러는 까닭은 괜한 회한 추억에 잠기기 위한 청승보다는 실은 그에서 혹 지금의 내가 건질 것이 없나 하는 이삭줍기 심정이 더 크다고 말하고 싶다. 나는 내지르는 타입이라, 그때그때 생각나는 바를 그런 데다가 싸질러놓는 일이 많고, 그런 것 중에 지금 보아도 여전히 쓸 만한 곳이 아주 가끔 발견되거니와, 그것을 건져내어 다른 데다 써먹을 요량으로 되새김질을 하는 버릇이 들었다. 



한데 이런 일을 하다 보면, 가끔씩 이런 사진을 만난다. 촬영 혹은 게재시점을 보니 2013년 10월 30일 오늘이다. 딱 5년 전이요, 주인공은 걸그룹 미쓰A다. 뭐 A를 그룹명에 박은 까닭이야, 아마 최고가 되겠다는 그런 의미가 있을 것이로대, 요새는 그 실상이 어떠한지 내가 알 길이 없으나, 저 무렵 그 멤버 중에서도 내 바로 옆 저 여식이 수지라 해서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며, 이른바 '여신'으로 추앙된 무렵이었다. 내가 무에 걸그룹을 알며, 더구나 그네들 멤버가 누군지 구별하겠는가마는, 아무튼 저 수지가 그리 유명하니, 그가 저날 인터뷰를 위해 회사를 방문한다는 소문이 나자, 나 역시 그리 유명한 친구라면 기념 촬영 한장 해 두어야지 했던 것이다. 

한데 같은 날 다른 포스팅을 보면, 그런 내 낌새를 눈치챘는지, 도착 직전, 오늘 메이컵을 안 했으므로 사진을 찍어서는 안 된다는 요구 사항이 문화부에 전달됐다. 실망에 실망을 거듭하다간, 보통 저러다가 막상 현장 분위기 휩쓸리다 보면, 대개 사진 촬영을 에라이 모르겠다 하면서, 넘어가는 일이 많으니, 오늘도 그러리라 막상 기대한 것인데, 다행히 그리 되어, 저 엉거주춤 어정쩡 사진 한 장 달랑 건졌다. 저때 저 친구들이 어떤 일로 우리 공장을 찾았는지는 내가 기억할 수 없다. 다만, 항용 다른 유사 사례를 견줄 적에 아마 신보 혹은 새 앨범을 발표했을 것이며, 그 홍보 일환이었을 것이다. 

저 무렵 나는 문화부 넘버2였을 것이고, 그로부터 5년이 흐른 지금, 해고를 포함한 갖은 곡절을 겪고는 문화부장이 되어 같은 부서에 복귀했다. 그새 달라진 풍광 많지만, 미스에이 얘기 나온 김에 저와 관련한 하나의 새로운 흐름을 말하자면, 요샌 저와 같은 홍보를 위한 언론사 방문이 요새는 거의 자최를 감췄다는 것도 개중 하나다. 어떻게 바뀌었으며, 그 변화를 추동한 원인은 무엇인가? 

언론과 대중스타, 더욱 정확히는 언론과 연예기획사간 힘의 균형에 대대적인 역전 현상이 그새 일어나 이제는 더는 걷잡을 수가 없다. 세계를 제패 중인 방탄소년단 BTS가 하는 모양새를 보니, 이 친구들 위상이 현격히 달라져, 국내 언론은 취급도 하지 아니하고, 세계 유수의 미디어만 개려서 접촉함을 본다. 이번 월드투어를 보면 미국에서는 3대 공중파 방송을 일부러 골라 그들과 인터뷰하거나 그네들 프로그램에 출연했으며, 유럽에 건너가서는 BBC와 마주앉았다. 

뿐인가? 겸상하는 상대도 이젠 대통령도 면담키 어렵게 되었다. 물론, 그네들 모국인 대한민국 대통령이, 그리고 청와대가 부르면 즉각 달려간다. 하지만 다른 나라는 웬만한 대통령이 불러도 재네들 콧방귀도 안 뀐다. 저런 그들은 트럼프가 부르면 아니가겠는가? 당연히 달려갈 것이다. 하지만 아베가 부르면? 안 간다. 왜? 아베 불러 갔다간, 아마 저들은 대한민국에서 활동을 포기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 우리 정부 요청이었을 것이 뻔한데, 저들은 미국투어 중에는 UN에 서서, 그 리더 RM이라는 친구가 감동적인 영어 연설 LOVE YOURSELF를 하는 장면을 나 역시 똑똑히 목도했으니, 저들한테 어울리는 상대는 이미 유엔으로 변한 것이다. 그만큼 방탄소년단이 지닌 위상은 그렇게 되어 버렸다. 마이클 잭슨이 살아있었더래면, 그가 누릴 그 압도적인 위광을 BTS가 누리는 것이다. 

내가 미쓰에이와 기념 촬영을 할 저 무렵에 이미 미디어와 대중스타간 그 힘의 불균형이 압도적으로, 그리고 노골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무렵이다. 저때 이미 웬간한 대중스타는 언론사에서 인터뷰 등을 위한 각종 명목으로 불러도 이미 콧방귀도 끼지 않기 시작했다. 그래도 용케 미쓰에이와 그 여신이라는 수지가 그래도 우리 공장을 온 까닭으로 나는 저들의 주된 활동무대가 국내요, 무엇보다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 공장 가요 담당 이은정 기자가 지닌 녹록치 않은 위상을 꼽는다. 이미 대중스타가 미디어에 대한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구가하기 시작한 것이며, 이는 이제는 더는 거스럴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그 전, 그러니깐 얼추 잡으면 지금으로부터 얼추 10년을 더 거슬러 올라가면, 그때까진 힘의 우위가 압도적으로 언론에 있었다. 그에서 시대를 더 거슬러 올라가면, 대중스타에 대해 언론이 지닌 힘의 크기는 더욱 증대하는 그래프 곡선 변화를 보인다.  시대가 대중소비사회로 진화할수록 대중스타와 그들을 거느린 연예기획사 힘은 커지기 마련이다. 그들 기획사를 아직은 재벌이라 부르기는 힘들겠지만, 국내를 호령하는 연예기획사는 그들이 곧 세계를 주름잡는 연예기획사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이제는 무심히 보아넘길 수는 없다고 나는 본다. 

하긴 방탄소년단을 거느린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요새 관련 기사를 보면 툭하면 주식 자산 가치가 몇 조입네 한다. 현대자동차는 주가 혹은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는 모양인데, 그리하여 조선업 재판이 되지 않나 하는 우려가 급격히 높아지는데 그 빅히트는 고공행진을 거듭 중이다. 

이젠 그 어떤 대중스타도 언론사로 찾아오지 않는다. 언론사가, 기자가 애걸복걸해도 쳐다보지도 않는다. 내가 수지를 보려면 이젠 공연장을 찾아가야 한다. 것도 수십만원 수백만원짜리 암표 사서 가야 한다. 

더 냉혹히 말하자면, 문화부장이라 해서 이젠 하나도 재미가 없다. 저런 기분 내려거든 10년전, 혹은 20년전 부장질을 해야했다. 그 시절을 그리워하며 청승을 떨어본다. 시대 변화를 못내 인정하고 싶지 않은 어느 구악, 구습 기자의 회한이라 해 두자. 

서태지와 아이들...개중에 존재감이 가장 없다고 했어야 할 양현석이 저런 인물이 될 줄 누가 알았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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