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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새 시대에 걸맞는 제국주의 박물관을 제창하며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8.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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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래 제국주의라면 총칼과 가톨릭 신부 혹은 개신교 목사를 앞세운 침략과 약탈이 무기였다면 지금 시대에 우리는 새로운 제국주의를 제창해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은 우리는 인정하기 못내 싫을지 모르나 과거 제국주의 팽창의 유산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박물관으로 세계적으로도 이름이 무척이나 높다. 루브르 브리티시 뮤지엄은 말할 것도 없다. 과거 피식민을 경험한 국가 박물관은 거의 필연적으로 그에 대한 반동으로 자국 문화의 영광을 포장하기 마련인데 그런 까닭에 내셔널리즘 색채가 유난히 짙거니와 이를 웅변하는 곳이 대한민국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경주박물관, 그리고 중국의 모든 박물관이다. 


도쿄국립박물관



동경국립박물관 부속 건물 중엔 동양관이 있다. 말이 동양관이지 아시안 갤러리만 표방하지 않아 이곳엔 이집트실이 있다. 동양관이니 중국실 인도실 중앙아시아실 그리고 한국실도 있다. 한데 이중에서 가장 초라하고 가장 볼품없는 곳이 한국실이다. 전시품은 초라하기 짝이 없어 도자기만 해도 요강단지 같은 유물에 유기그릇 몇 점이 전부다. 이런 곳에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유물이 반드시 들어가야는 것은 아니다. 이는 내가 말한 내셔널리즘 경계 정신과 맞지도 않는다. 


하지만 유독 한국실만 왜 이 꼴이 벌어지는가는 생각할 대목이 있다. 저네들이라고 저 따위 유물만 전시하고 싶겠는가? 실제 저보다 훨씬 뽀대나는 유물이 적지 않음에도 전시품 꼬라지를 보면 화딱지가 난다. 왜 저런가? 


도쿄국립박물관 동양관의 중국실



뽀대 나는 유물 전시하기가 무섭게 약탈문화재 환수를 외치는 자들이 들이닥쳐 내놓으라 겁박하기 일쑤다. 이런 논란에 휘말리는 전시 저들이라고 할 맛이 나겠는가? 이런 논란에 휘말린 유물들이 슬그머니 다 전시장에서 사라졌다. 나는 기왕 한국실이 존재하는 한 한국의 국립중앙박물관 컬렉션 중 뽀대나는 것들 골라 정기적으로 대여해 교체전시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가져오는 일이 능사는 아니다.

이제는 우리 생각을 개조해야 한다. 과거의 약탈을 인정하는 것과는 별개의 방향 전환이 있어야 한다. 


반대로 우리 역시 우리것만 자랑하는 나찌즘에서 탈피해 우리가 자랑하는 것만큼의 문화가 다른 지역에도 있었음을 대한민국에서 보여줘야 한다고 본다. 일본고대문화...우리가 다 준 것으로 알고, 또 그리 선전하나 실상과는 전연 딴판이다. 죠몽 야요이 도기 봐라. 고분시대 유물 봐라. 황남대총 부럽지 않은 유물들이다. 불교? 백제에서 줬다고? 그걸로 저들이 구가한 불교문화 설명 못 한다. 


저 정수를 제대로 맛보게 해야 한다. 비단 일본 중국 뿐이랴? 새로운 제국주의는 박물관을 개혁하는데서 시작해야 한다. 지금 국립박물관 부억데기로 전락한 아시아관은 세계 문명관으로 독립해야 한다. 우리가 빌려주고 우리가 대여해야 한다. 거죽데기 몇개 갖다 놓고는 이게 일본 문화요 중국문화요 인도 문화라는 사기 그만 쳐야 한다. 


*** 이상은 3년 전 오늘, 2015년 10월 22일, 내 페이스북 계정 포스팅으로, 그 무렵 나는 도쿄에 있었다. 

저에서 말한 환수운동 말이다. 이번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연말에 고려건국 1100주년 맞아 대고려전 준비하면서 일본이 소장한 고려 관련 유물을 대여하려 했더니, 한국정부가 반환을 보증해야 한다는 문서를 요청해서 난항을 겪는 중이다. 대마도에서 한국 도둑놈들이 강탈한 문화재를 한국정부가 반환하지 않는 데다, 걸핏하면 약탈해간 것이니 내놓으라 겁박하니 벌어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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