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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돈, 식어버리고 만 쉰살의 꿈

by taeshik.kim 2023.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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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케묵은 말이지만 언제나 무릎을 칠 수밖에 없는 상투어들이 있다.

쇠뿔은 당긴 김에 빼야 하고 식칼은 들었으면 호박이라도 잘라봐야 한다.

주변 몇 사람은 아는데 나 역시 내가 했으면 하는 일이 있었다.

그렇다고 구체로 딱 이런 일이다 라는 것은 아니었다.

난 입버릇처럼 말했다. 오십이 되어서는 돈을 버는 일을 해보겠다고 말이다.

그렇다고 그 꿈 혹은 생각이 아주 강렬했던 듯 하지는 않다. 무엇보다 그렇다 해서 내가 생각하는 돈이 수천억 수십조 재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요즘 기준으로 친다면 예컨대 백억대 자산가? 이 정도였으니 말이다.

또 그렇다고 유별난 길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변화를 줄 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던 듯하다.


해고기자로는 너무 해맑다는 비판이 많았던 사진이다.



그렇다고 내가 무슨 사업수완이 있는 것도 아니니 어쩌면 그냥 막연한 꿈 아니었는지 싶기도 하다.

다만 그때는 그만큼 변신 욕구가 컸다는 것만 확실히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보다시피 나는 여전히 그저그런 기자로 산다. 아니 메이저급 언론사에 몸담았으니 남들 보기엔 부러운 직업일 수도 있겠다 싶다.

나로선 핑계가 없지는 않다. 내가 한창 그런 열기로 들끓을 무렵 나는 해고되었다.

이 해고되는 과정이 좀 번잡스럽긴 했지만 생각보다 타격이 크지는 않았고 또 아다시피 해고가 되고 나선 난 정말 내게도 이런 삶이 있구나 싶을 정도로 실컷 놀면서 즐겼다.

간단했다. 해고 사유가 하도 어이가 없어 판결은 눈에 보듯 뻔했기 때문이었다. 대법원까지 난 같은 변호사를 썼는데 내가 하도 느긋하니 그 변호사가 그런 나를 답답해하면 채근하는 일이 잦았다.

문젠 이런 일이 전개하는 과정에서 내가 생각한 모든 것이 틀어지고 말았다는 점이다.

한번 꺾인 꿈, 그것이 보류였다고 해도 일단 멈춘 엔진은 시동도 걸지 못하고 주저앉고 말았다.

어영부영, 나는 같은 자리를 지키며 정년을 손꼽아 기다리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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