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재현장

돌발하는 곽거병 무덤

by taeshik.kim 2022. 2. 8.
반응형

언젠가부턴 책을 사오지 않는다. 이번 서안 답사에서 구득한 유일한 책자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곽거병은 무제시대 대흉노 전쟁의 영웅이다.
그는 대장군 위청의 조카이며, 대장군 곽광의 이복형이다.

당연히 그는 죽어서 한 무제 유철 무덤 곁에 묻혔으니, 그 시대 봉사한 이런 주요한 신하들을 묻은 무덤을 배장묘陪葬墓라 하거니와, 말하건대 시다바리 무덤이라는 뜻이다.

그의 무덤은 한무제능 곁에 위청 김일제 묘 사이에 자리를 잡았으니, 죽어서도 생전 계급을 갖고 가는 까닭에 정1품 대장군 위청이 무덤이 가장 크고, 표기장군 곽거병은 두번째 크기이며, 곽거병이 포로로 잡아온 흉노 투항 왕자 김일제 묘는 셋 중에서는 가장 작다.

작다해도, 봉황대 무덤 만하다.




이 곽거병 무덤은 중국사 혹은 세계사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장면이 있으니, 흉노 혹은 그리 간주되는 사람들을 발굴 아래 짓밟는 석마石馬 조각이 그것이다.

한데 어찌하여 이 곽거병 무덤은 나랑 직접 인연이 닿지 않다가 이번에야 겨우 그 실물을 만났으니, 현장을 둘러보고 놀라운 점은 주변 위청 김일제 묘가 이렇다 할 석조각들이 없음에도 유독 곽거병 무덤만은 무수한 석조각이 분포한다는 점이었다.

왜 그럴까 하는 고민을 안겨주거니와, 이런 석조각은 분명 돌발이다. 동시대 다른 황제능 그 어디에도 봉분 주변을 두른 석조각들이 발견되지 않는다.

있었는데 없어졌는지는 모르겠거니와, 후한 광무제 낙양 무덤에는 그 전면에서 발견되었다고 전하는 석마인지 하는 조각 하나가 덩그러니 낙양박물관에 소장 전시 중일 뿐이다.




이들 신하들 배장묘도 그렇고 황제 능 역시 그 흔적이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대개 방형이라, 그 자세한 실측 자료들을 봐야겠지만 대체로 동서남북 방향에 맞추었을 것으로 짐작한다.(내 짐작은 틀린 적이 없다!)

이거 하나 달랑 들고 서안에서 돌아왔다. 실물과 현장을 봤으니, 이에 기술된 내용들이야 뭐 더 봐서 무엇하겠는가?

고작 사기 곽거병 열전과 무제 본기, 흉노열전 긁어다가 정리하고 조각품 양상을 기술하기밖에 더 했겠는가?

이쪽 수준이나 한국 고고학 수준이나 피장파장이다.

(2018. 2. 8)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