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고고미술사인가?
무령왕릉 출토 이 동탁은잔銅托銀盞을 보고 그림 그리고 그 계통과 연원과 문양을 분석하는 게 고고미술사인가?
유감스럽게도 한국고고미술사 지난 백년이 그러했다.
남들한테 다 물어봐라.
뭐가 궁금하냐고.
백명이 다 무엇에 쓰는 물건이고를 묻는다.
고고미술사가 이게 아닌가?
맨 껍데기 타령 일삼으며 주조법이 어떻니 하는 따위가 고고미술사인가?
그건 개돼지도 시키면 삼년이면 하는 디스크립티브에 지나지 않는다.
잘 만든 거 누가 몰라?
아름다운 거 누가 몰라?
아름다움을 윽박지르지 말지어다.
(2016. 3. 22)
***
동탁은잔銅托銀盞이란 받침대는 구리로 만들고, 그 받침이 받침하는 몸통인 잔은 은으로 제조한 그릇을 말한다. 이 동탁은잔은 그에 새긴 문양이 세밀하며, 덧붙여 그 제조기법이 탁월하다 해서 고고학이라든가 미술사학 같은 데서 특히 주목하고 관련 논문도 부지지로 나왔거니와
그 줄기를 보면 모조리 제조기법이 어떠하며, 그에 새긴 문양은 어떠한데 그것이 어디에서 유래했느니 하는 것뿐이다.
그래 그에 새긴 문양, 세밀하고 아름답다는 거 인정하겠다.
하지만 그 어떤 학도學徒도 그 기능이 무엇인지 묻지 아니했다. 기능을 모르는데 저런 말들을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하다 못해 가래뱉기용으로 썼다면 어찌할 것인가?
계통을 밝히며 제작기법을 밝히는 일 또한 그네들 학문이 해야 할 일 중 하나일 것이다. 다만 언제까지 이런 빈껍데기 겉핥기만 계속할 것인가? 본령을 버리고 언제까지 겉만 핥다가 볼짱 다 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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