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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전 내 뱃속으로 열반하신 반찬님들이라
여름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하는 이 무렵이면 두릅 시즌이라
김천 집에선 매년 엄마가 논두렁에서 치렁치렁 자라는 두릅을 따서 보낸다.
두릅 순 돋았냐는 말도 꺼내기 힘든 게 이 말이 무섭게 노모가 논두렁으로 달려가 두릅을 따는 까닭이다.
그리하여 올해는 그 말도 차마 꺼내지 못했는데 엄마가 따서는 한 푸대를 택배로 보냈다.
이거 딴다고 엄마나 동생이 두어번 굴렀거나 가시에 찔렸으리라.
이건 두릅 사촌 엄나무 순이라
봄맛의 왕이 두릅이라면 엄나무는 그 제왕이다.
논두렁엔 두릅만 있었지 엄나무는 없었다.
집 대문에 한 그루가 자라는데 그 엄순을 따서 먹곤 했다.
한데 아들놈이 이 엄순 좋아하니 노인네가 기어이 작년인가 재작년에는 그 논두렁에다가 엄나무까지 심은 모양이다.
덕분에 바쁘단 이유로 고향 한 번 제대로 가지도 못하는 이 못난 아들놈은 남영동 집에서 맛나게 엄마표 두릅과 엄마표 엄나무를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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