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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드라마 '우영우'가 불을 지핀 천연기념물 흥행 돌풍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2.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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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다. 본사 공장에서 송고한 사진기사들을 훑어보는데 느닷없는 돌고래 사진이 왕창 눈에 띄더라.

보통 이런 바다 생태 사진은 관련 기관 혹은 그 분야 생태 전문작가 제공이 많다. 한데 어랏??? 보니 제주지사 박지호 사진이었다.

오잉? 어떤 인연이 있었는지 모르나 살피니 돌고래 떼를 따라 가며 왕창왕창 찍어대고 그걸 뭉태기로 발행했더라. 돌고래 중에서도 남방큰돌고래란다.

팽나무 아래서 키우는 사랑


남방큰돌고래? 내가 돌고래면 돌고래지 남방큰돌고래건 남방작은돌고래건 그게 중요하겠으며 그게 중요한들 나한테 그 구별이 무에 중요하겠는가?

한데 요즘 저 돌고래가 조금은 새삼하게 다가온 까닭은 조금전 8회 에피소드로 반환점을 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16부작 ENA 수목드라마 때문이었다. 자폐변호사 우영우라는 여성 변호사를 앞세운 이 드라마가 공전의 히트 양상을 보이며 각종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거니와, 그에게는 유별난 고래 집착이 있어 극중에서 거론하는 돌고래 중에 하필 남방큰돌고래가 있다.

나는 저 드라마는 기필코 본방 사수를 하는 사람이라, 조금 전 8회 에피소드에도 남방큰돌고래가 등장했다.

팽나무 아래서


7회와 8회 에피소드는 서울과 인접한 경해도(아마도 경기도이라) 어느 도동 복합 지역 중 소덕동이라는 가상 공간에서 펼쳐지는 도로건설 계획을 둘러싸고 우영우가 몸담은 한바다라는 로펌과 그 막강 라이벌 태산이라는 로펌이 맞대결을 펼치는 내용이라

동네 복판을 관통하는 행복로인지 하는 도로 건설계획 구간을 보니 그 동네 언덕배기 전망 좋은 곳 정자가 있는 곳에 자라는 우람한 팽나무 한 그루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으니, 가상 공간이기는 하나 촬영 배경은 틀림없는 실경이었으니, 그 팽나무가 하도 인상적이어서 나는 대뜸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지 아니했나 하는 의심을 했더랬다.

극중에서 이 팽나무는 천연기념물 지정을 추진했다가 무산된 일이 있으며, 그나마 보호수로도 지정받지 못했다고 하지만, 대뜸 보아도 천연기념물이 되고도 남음이 있는 육중함과 수형이 아름다웠고, 무엇보다 녹음 짙은 여름을 배경으로 삼은 장면들을 보니 생육 상태가 열라 좋았으니, 그 압도하는 경관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그것이 등장한 7회 방영 직후 어젯밤 나는 사발통문을 돌렸으니 저 팽나무가 실제 어디 있는 팽나무인지를 수소문했으니, 이내 전곡선사박물관장 이한용이 대뜸 창원 의창구 대산면 북대리에 있는 팽나무라는 내용을 찾아 올리는 게 아닌가?

보니 이 팽나무는 2015년 7월 16일 보호수로 지정되었으며 밑둥치 둘레가 자그마치 6.70미터에 이른다고 한다.

한판 붙은 우영우


저런 팽나무가 어찌 천연기념물이 아닌가 의아했거니와, 그리하여 다음날인 오늘 오전 나는 즉각 문화재청으로 기별 하나를 넣었으니, 요지는 저 드라마 이야기를 하면서 저 팽나무를 조사했으면 싶다고 했다.

아마 천연기념물과로 뭔가 지침이 하달된 것으로 아는데, 실제 조사는 언제 나갈지 모르겠지만, 저 팽나무는 또 하나의 역사를 아로새기게 되었으니, 우영우라는 신드롬 드라마가 되살린 나무이면서, 더구나 8회 방영분을 보니 브레이크없이 돌진하는 도로 건설이라는 개발 바람을 저 팽나무가 막아선 결정타로 작용함을 보면서 나는 무릎을 쳤다.

그 지정 절차 등등을 둘러싼 현실성 여부는 차치하자. 드라마 보면서 그런 거 따질 수도 있지만 이 경우는 나한테는 모두가 부질없다.

내가 의미심장하게 바라본 장면은 천연기념물을 드라마가 저리 써먹을 수도 있구나 하는 그 구도에 실은 경악하고 말았다.

문화재청은 저 팽나무를 현지실사하는 한편, 천연기념물을 실물로 돌려놓은 이번 일을 계기 삼아 천연기념물 홍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

어쩌면 이런 일들이 청와대 활용방안보다 더 시급하며 더 실생활 밀착일 수 있다.

효자손 미스터트롯


드라마가 깔아놓은 흥행돌풍을 놓칠 수는 없다!!!

비단 꼭 그것이 문화재청이 아니라 해도, 창원시건 경남도건 어디건 이 돌풍은 이어가야 한다.

그것이 문화재가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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