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황용동 절터서 통일신라 금동귀면 등 유물 20여점 출토
송고시간 2020-10-21 19:37
임동근 기자
경주 분지 한복판, 그러니깐 월성과 분황사 중간 드넓은 평야지대를 떡 하니 정좌한 황룡사皇龍寺는 애초 이름이 황룡사黃龍寺다. 진흥왕이 그곳에다가 새로운 궁궐을 짓다가 그만 황룡黃龍이 출현하자 맘을 바까서 절을 짓기로 하고 그 기념으로 황룡사黃龍寺라 해야했지만, 그때인지 나중인지 좀 품격을 더 높이겠다 해서 皇龍寺로 바꿨을 뿐이다.
경주에는 黃龍寺가 한 군데 더 있다. 경주시내에서 동쪽 감포 쪽으로 곧장 달리다 보면, 토함산 북쪽 함월산含月山이라는 데가 있고 그 계곡으로 한참 들어간 데 똬리를 틀었다. 그 위치를 아래 첨부한 자료에서는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된 사찰이며 경주 보문단지에서 감포 방면으로 넘어가는 동대봉산(옛 은점산) 절골에 위치"한다고 표현한다.
그 위치를 보면 아래와 같다.
경주시내 한복판에 있는 그 유명한 황룡사라 구별하기 위함인지 현지에서는 굳이 저곳을 황용사라 부른다. 본래 발음대로 적는다면 황룡사다. 이 황용사는 나로서는 기억에 남을 만한 점이 두어 가지라 첫째 이 절 이름을 표방한 현재의 절 입구에 각종 조각을 갖다 놓았는데, 모조리 근현대 모작이라, 개중 붉은 점이 알알이 박힌 석탑 부재가 하나 있어 그건 누가 봐도 장항리에서 실어다놓은 통일신라시대 탑 부재임을 알 수 있다는 것이요
그 뒤편에 문제의 옛날 절터가 있는데, 분위기가 상당히 엄습한 데라, 음기가 넘쳐나는 곳이요, 사방을 두른 수풀 잡림이 무슨 밀림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이라는 대목이 인상으로 남는다. 이곳에 아마 금당터 같은 데가 비교적 정비한 상태로 남았다고 기억하고, 그 뒤편에 도괴한 석탑 부재가 널부러져 있었다고 기억한다.
이로 보아 그 전에 간단한 시굴조사 정도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이곳을 불교문화재연구소가 폐사지 조사 정비 일환으로 판 모양이라, 그 성과가 간밤에 느닷없이 뿌려졌나 보다. 이 소식을 뒤늦게 접하고는 불문연 조사팀장한테 부탁해서 조금전 자료를 넘겨받았다.
보니, 불문연에서 작성 배포한 보도자료 원문은 아래와 같다. 잡다한 설명붙이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보아 전재한다. 출토유물 중에서는 사자 두 마리와 금동 귀면鬼面 한 쌍이 무척이나 생생한 느낌을 준다.
경주 황용동 황용사지에서 통일신라 금동귀면, 금동보당 등 금동제 유물 20여점 다량 발견
- 경주 황용동 황용사지 2차 발굴조사 현장설명회 개최 -
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제정스님)는 경주 황용사지에 대한 조사성과 공개 설명회를 2020년 10월 22일 오후 2시 경주시 황용동 황용사에서 개최한다.
경주 황용사지에서는 2018년부터 올해까지 3년에 걸쳐 시굴, 발굴조사가 실시되었다. 이번 조사는 중심사역 서쪽구간에 대한 발굴조사이다. 조사결과, 서탑을 중심으로 회랑, 건물지, 석축, 석렬, 진입부 등 많은 유구가 확인되었다.
유물은 지난 조사에서 확인되었던 투조 금동귀면이 추가로 2점 더 출토되었고 이와 더불어 금동보당 당간과 기단, 금동불상 대의편, 금동사자상, 금동연봉, 금동촉대 받침 등 금동제 유물 20여 점이 다량 출토되었다.
특히, 투조 금동귀면은 지난조사에서 확인된 금동귀면과 비슷하지만 크기나 수염, 귀모양 등이 조금씩 다른 형태이다.
금동보당 당간과 기단부는 지금까지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적이 없다. 이번 황용사지에서 처음 확인되었는데, 지금까지 국내에서 출토된 가장 큰 보당이다. 현재 리움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고려시대 보당과 비교하면 리움미술관 소장품이 73.8㎝인것에 비해 황용사 출토 금동보당은 잔존해 있는 당간부와 지주부만 110㎝로 대형이며, 시기도 황용사 당간이 앞선다.
금동불상 대의편은 직경 30㎝가 넘으며 전체 비례로 볼 때 약 1m 이상의 대형 금동불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금동사자상은 2점이 출토되었다. 크기는 약 17㎝정도이고 앞, 뒷다리를 쭉 뻗어 무엇인가를 받치는 형상을 하고 있다. 분황사 출토품과 유사하며 주로 촉대나 광명대를 받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금동연봉, 금동촉대받침 등 다양한 금동제 유물이 확인되어서 창건 당시 황용사의 격이 경주지역 내 주요 사찰과 비교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높았던 것을 보여준다.
불교문화재연구소는 2013년부터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의 지원을 받아 전국의 (비지정)폐사지를 대상으로 ‘중요 폐사지 발굴조사사업’을 매년 진행하고 있다. 이 조사사업의 일환으로 2018년부터 경주 황용사지에 대한 시굴조사를 시작하여 올해까지 매년 추정사역 및 중심사역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왔다.
경주 황용사는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된 사찰이며 경주 보문단지에서 감포 방면으로 넘어가는 동대봉산(옛 은점산) 절골에 위치하고 있다.
지금까지 조사결과, 황용사는 계곡을 따라 다단의 석축 대지를 축조한 후 상면에 건물들을 조성했던 산지형 가람으로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되어 조선시대까지 계속해서 번창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중심사역에는 쌍탑과 금당지를 비롯한 회랑과 축대, 석렬, 배수로, 소성유구 등 다양한 유구들이 중복되어 확인되고 있으며, 투조 금동귀면을 비롯한 다양한 금동제 유물과 석불, 소조불, 용두편, 쌍조문 암막새 등 희귀한 유물이 출토되어 황용사에 대한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따라서 경주 황용사지는 통일신라시대의 화려한 금속공예기술과 건축기술이 집약된 유적으로 확인되며 이번 발굴조사 성과는 고고학적 쾌거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지금까지 조사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황용사지에 대한 국가문화재 지정, 정비, 복원 등이 이루어진다면 또 다른 경주지역 대표 불교문화유적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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